도서관에 들렀다가 귀가하는 길에 '이주의 저자'를 골라놓으려고(이것도 '이주의 할일'이어서) PC방에 들렀다. 하지만 새로 나온 책들을 검색하다가 엉뚱한 책에 꽂혀서 '오늘의 발견'을 적는다. 과학분야의 책이니 '이주의 과학서'로 분류되겠다. 노아 스트리커의 <똑똑하고 기발하고 예술적인 새>(니케북스, 2017). 저자도 출판사도 생소하고 새를 주제로 한 책이란 것도 눈에 띌 일은 아니지만, 제목이 기발하다.
내용은 예상대로 새들에 대한 관찰기이다. '새 박사' 윤무부 교수의 추천사가 이렇다. "정말 좋은 책을 만났다. 새에 미친 미국 젊은이가 누구나 읽기 쉽게 쓴 에세이다. 너무 재미있어 노구와 노안의 고생도 잊고 밤을 새워 읽었다.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저자는 새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놀라울 만큼 풍부했다." '새 박사'도 놀랄 정도라면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겠다.
"젊은 과학자 노아 스트리커가 전 세계의 현장에서 직접 관찰한 새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새들의 행동과 최신 조류학에 대한 정보는 수학, 물리학, 신경과학, 심리학, 예술철학을 만나면서 단순한 관찰을 넘어 놀랄 만큼 흥미롭고 지적인 이야기로 변모한다. 책장 사이사이 새를 향한 젊은 과학자의 애정이 촘촘하게 녹아 있으며, 그가 발견한 마법과 미스터리가 깃털처럼 빼곡하다."
원제는 '깃털 가진 것들' 정도? 자연스레 소어 핸슨의 <깃털>(에이도스, 2013)을 떠올리게 한다. 꽤 반응이 좋았던 책이다. 팀 버케드의 <새의 감각>(에이도스, 2015) 역시도. 나란히 책장에 꽂아둠직하다. 모두 내게는 주목할 만한 책이었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이군.
내년은 정유년이고 닭띠 해다. 닭도 '똑똑하고 기발하고 예술적인 새'일까? 공적으로는 우리가 매우 부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보니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문득 궁금하군(사적인 경험은 조금 다르다. 중학생 때 집에서 닭을 좀 키운 일이 있었는데, 우두머리 수탉의 이름이 '똘똘이'였다. 이름 그대로 똘똘하고 의젓한 닭이었다).
'닭'보다는 '치킨'이라고 해야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 같은데, 치킨을 다룬 책은 몇 권 꼽아볼 수 있다. 한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요리책이어서 수위가 좀 높다. 집에서 '이런 책도 읽느냐?'는 핀잔을 들은 기억도 떠오르는군. 막상 구입해놓고 표지밖에 아직 못 본 책이건만...
16.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