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묘조 기요코의 <카프카답지 않은 카프카>(교유서가, 2016)를 고른다. 저자는 생소하지만(그래서 '발견'이다) 카프카 관련서로는 바로 '이 책'에 해당한다. 나로선 읽어보고픈 책이었다는 뜻이다.
"이 책은 기존의 카프카상을 깨고 좀더 인간적이며 생생히 살아 숨쉬는 카프카의 모습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저자는 1912년 9월부터 11월까지 약 두 달 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 기간은 카프카의 생애 가운데 가장 풍요로운 작품 활동의 시기였다. <판결>, <실종자>, <변신>은 카프카가 생전에 출간한 작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한다. 그가 이렇게 왕성한 집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당시 카프카의 편지, 일기, 산문과 이들 작품을 시간 순으로 독해하면서 카프카의 성장 과정과 주변 환경, 내면을 종횡무진으로 엮어낸다."
1912년 9월부터 11월까지 카프카에게 가장 중요했던 인물은 첫번째(나중에는 두번째) 약혼녀가 되는 펠리스 바우어다(지금까지는 주로 펠리체라고 표기됐지만 '펠리스'라고 발음된다고 해서 이 책에서도 '펠리스'로 표기되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방대한 분량의 편지가 남아 있고 번역본으로도 나와 있다. <카프카답지 않은 카프카>는 시기 카프카의 작품과 전기 자료를 읽는 데 유용한 가이드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도 카프카 관련서는 상당 권을 구입했는데, 가장 고대했던 책은 바로 지난 달에 나온 라이너 슈타흐의 평전 삼부작 가운데 마지막 권이다. <초년 시절>이라고 해야 할까. 연대기적으로는 가장 앞선 시기를 다루지만, 여하튼 출간 순서로는 맨마지막이었다.
슈타흐의 책으론 서플먼트성의 <뜻밖의 카프카: 99가지 사실>이 먼저 나오기도 했는데(영어 보급판은 내년에 나온다), 브라질 출신의 철학자 미카엘 뢰비의 <프란츠 카프카>와 함께 책상 가까이에 놓고 있다. 연초의 러시아 문학기행 이후에는 한동안 카프카 읽기에 매진할 참이다...
16.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