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제임스 페니베이커의 <단어의 사생활>(사이, 2016)을 고른다. 제목만 보면 언어학 책인가 싶은데, 사회심리학자의 책이다. 저자는 텍사스대학의 심리학 교수로 20년 이상 단어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소개된다. 단어와 그 사용자의 심리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 저자는 이를 '언어의 지문'이라고 부른다. 


"현재 텍사스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학과장으로 재직중인 저자가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연설과 기자회견은 물론 우리의 일상적인 대화, 이메일, 블로그, 인터넷 게시글, SNS, 자기소개글, 대입 논술, 다양한 문학작품과 영화 등에 사용된 단어를 분석해 단어와 그 단어를 사용한 사람의 심리적 연관성에 대해 분석한 책으로, 일종의 '단어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심리학자로서 글쓰기를 통한 치유 효과를 연구해오던 중 '단어의 비밀'을 발견하게 된 저자는 사람들은 모두 말과 글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의 지문'을 남기며, 따라서 단어라는 단서만 있으면 그 단어를 사용한 사람의 '정체성, 성격, 심리 상태, 학교 성적, 회사 생활,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지금껏 살아온 배경, 미래의 행동'도 파악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찾아보니 원제는 '대명사의 사생활'이다. 단어 가운데서도 대명사 분석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양. 저자에 따르면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나'는 적게 쓰고 '우리'는 많이 쓴다고 하는데, 한국어에서도 그런지는 따져봐야겠다(글쓰기에 관한 저자의 책은 진작 소개되었다. <글쓰기 치료>와 <털어놓기와 건강> 같은 책이 보인다). 


각자가 자기의 말을 녹음하여 분석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지만 당장은 정치 지도자의 말(연설) 분석에 적용해볼 수도 있겠다. 비교 거리가 되는 책들도 나와 있는데, 윤태영의 <대통령의 말하기>(위즈덤하우스, 2016)와 최종희의 <박근혜의 말>(원더박스, 2016) 등이다. 아직 자세한 소개는 뜨지 않지만, <박근혜의 말>의 부제는 '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이다. '언어의 지문을 통해서 들여다본 한 문제 많은 정치인의 사생활'로 읽어도 무방하겠다...


16.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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