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고른다. 이슈 도서로는 도널드 트럼프 관련서를 골라야겠지만, 이미 알라딘에 따로 카테고리도 마련되어 있기에 생략하고 철학 관련서 다섯 종을 고르도록 한다. 철학사와 현대철학을 넓고 얕게 정리해주는 책이 여럿 눈에 띈다. 타이틀북은 케빈 캐넌 등의 <어메이징 필로소피>(궁리, 2016). 표지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만화로 배우는 서양철학' 안내서다.
두번째 책은 오카모토 유이치로의 <현대 철학 로드맵>(아르테, 2016). 이런 종류의 책이라면 일본책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사상가 50인이 안내하는 지知의 최전선'이 부제다. "지제크(지젝)나 아감벤, 바디우처럼 이미 우리 귀에 익숙한 철학자들만이 아니라 주디스 버틀러, 에마뉘엘 토드, 노르베르트 볼츠, 로버트 브랜덤처럼 자기만의 분야를 개척한 떠오르는 '스타'들까지 모두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는 게 특징이다.
세번째는 국내서로 이병창의 <현대철학 아는 척하기>(팬덤북스, 2016). ' 한 권으로 끝내는 현대 철학 다이제스트'가 부제로 절판된 <현대 사상사>(먼빛으로, 2009)의 개정판으로 보인다. 20세기초 모더니즘에서부터 지젝과 아감벤까지를 다루고 있다.
네번째는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휴, 2016).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이 부제. "현대철학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의 개념을 현대로 가져와 우리 삶 속에 투영해보고 융합해봄으로써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불교로의 재탄생을 이야기했다." 저자의 관심이 마르크스와 한국 고전에서 어느새 불교로 넘어가 있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국내 철학 전공자들의 공저 <B급 철학>(알렙, 2016)이다. ' 영화, 만화, 드라마, 게임에 빠진 이를 위한 철학 에세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다양한 장르의 대중문화와 철학을 접속시켜 보고자 했다. 강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는지 나도 검토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