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세계적인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의 내한공연이 내주에 예정돼 있다. 이런저런 형편상 아쉽게도 공연을 관람하지 못할 듯하지만, 관련기사 정도는 옮겨다 놓는다.

한국일보(06. 05. 16) 2001, 2002년 내한공연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던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이 다시 온다. 최근작 ‘돈 주앙과 몰리에르’(2001년 작), ‘ Who’s Who’(2003년 작), 관객 설문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로 꼽힌 ‘차이코프스키’(1993년 작)로 25, 26일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과 30일~6월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보리스 에이프만(60)은 오늘날 가장 성공한 러시아 안무가이자 현대 발레의 거장이다. 러시아의 방대한 문화유산을 뿌리 삼고, 고전발레의 테크닉과 현대무용의 표현력을 결합한 그의 작품은 문학성과 철학성이 두드러진다. 두 차례 내한 무대에서 선보였던 ‘붉은 지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차이코프스키’ ‘러시안 햄릿’ ‘돈키호테’ 는 대문호의 걸작이나 예술가의 삶을 춤으로 옮긴 것이었다. 극적인 구성과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군무, 문학적 향기와 철학적 깊이는 무용을 처음 보는 관객들까지 단번에 팬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번에 갖고 오는 세 편 중 ‘돈 주앙과 몰리에르’는 17세기 프랑스 희곡작가 몰리에르와 그의 대표작 속 주인공 돈 주앙을 나란히 대비시켜 예술가의 삶, 특히 창조자로서 겪는 고뇌와 투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희대의 바람둥이 돈 주앙과, 스무 살 연하의 어린 아내 때문에 늘 질투하고 괴로워했던 몰리에르의 삶이 대조를 이루며 장대한 철학적 드라마를 연출한다.

-‘Who’s Who’는 에이프만의 기존 작품과는 많이 다르다. 러시아혁명 이후 예술적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간 러시아 발레 댄서의 이야기다. 갱단과 나이트클럽이 있는 1920년대 뉴욕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재즈와 스윙 음악, 쇼걸, 탭 댄스와 재즈 댄스, 서커스 등 화려하고 다채로운 볼거리로 ‘발레 뮤지컬’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차이코프스키’는 예술가로서, 또 동성애자로서 내면의 분열을 겪었던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극명한 초상이다. 2001년 내한 무대에서 이 작품을 본 관객들에게 차이코프스키와 그의 분신의 격렬한 2인무는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있다.

세계일보(06. 05. 23) 보리스 에이프만(60·사진)이 왔다. 옛 소련 시절 예술가 최고 영예인 ‘러시아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러시아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이 4년 만에 다시 LG아트센터를 찾는다. 수차례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도 상당수의 팬을 확보한 그는 그동안 끊임없이 앙코르 공연 요청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돈 주앙과 몰리에르’(30, 31일 오후 8시) ‘차이콥스키―미스터리한 삶과 죽음’(6월 1, 2일 오후 8시) ‘후스 후’(Who’s Who·3일 오후 7시, 4일 오후 3시)를 연속 감상할 수 있다. 서울에 앞서 대전(25, 26일) 전주(27일)에서도 공연이 있다.

 

 

 

 

 

 



-‘돈 주앙과 몰리에르’(2001년 초연) ‘후스 후’(2003년)는 한국 초연작. ‘차이콥스키…’(1993년)는 LG아트센터 설문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로 뽑힌 걸작이다. 내한 공연에서 이미 보여주었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붉은 지젤’ ‘러시안 햄릿’ ‘돈키호테' 등에서처럼 에이프만의 작품들은 대개 극적인 구성, 웅장하고 박진감 넘치는 군무, 드높은 문학적 향기, 폭넓은 예술세계가 담겨 있어 당당히 자기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돈 주앙과 몰리에르’는 늘 고뇌에 시달렸던 천재 작가 몰리에르가 희대의 바람둥이 돈 주앙을 주인공으로 작품을 써 나가면서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현실과 환상 속에서 상반되는 두 인물의 모습이 시시각각 대조되고 교차한다.

-‘차이콥스키…’는 이 위대한 작곡가의 창작과 고뇌, 그리고 내적 갈등의 요인이자 창조력의 원천이었던 동성연애자로서의 욕망이 그와 분신 간의 대립을 통해 긴장감 넘치게 표출된다. 차이콥스키의 음악 만큼이나 극적이라는 평을 받은 이 작품에서 차이콥스키는 10분의 9는 고통으로, 나머지 10분의 1은 천재성으로 채워진 인물로 묘사된다.

-‘후스 후’는 마릴린 먼로 주연의 코미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의 줄거리를 차용한 작품.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예술적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 무용가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다. 1920년대 뉴욕 뒷골목의 모습과 다양한 춤을 보여주며 듀크 엘링턴의 익숙한 재즈 넘버들, 루이스 프리마의 스윙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한다.

-77년 자신의 발레단을 창단한 보리스 에이프만은 방대한 러시아의 문화유산을 뿌리로 하여 고전발레의 테크닉과 현대무용의 표현력을 결합하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우리 무용단에서 10년 일찍 시작됐다”, “이제 곧 나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라는 선언만큼이나 혁신적이고 대담한 그의 현대발레 작품은 러시아에서는 물론 뉴욕, 파리 등 서방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06. 0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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