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클랜시 마틴의 <사랑과 거짓말>(철학과현실사, 2016)을 고른다. 제목만으로는 어떤 주제의 책인지, 심지어 어떤 장르의 책인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출판사가 힌트인데, '진실, 기만, 그리고 성적인 사랑의 성장과 케어'가 부제인 '철학 에세이'다. 저자는 미주리대학 철학 교수(아마 국내에도 소개될 것 같은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이드북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의 핵심에 대한 탐구이다. 미주리대학 철학 교수인 저자는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우리는 거의 숨 쉴 때마다 거짓말을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하여, 결국 어떻게 우리가 진실에 이르는지, 어떻게 21세기에 사랑이 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재미있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아무리 '철학과현실사'에서 나온 책이라 하더라도 주제상 무겁거나 심각한 책일 것 같지는 않다. 거꾸로 꽤나 흥미로울 듯싶다. '이주의 발견'으로 고른 이유다(출간에는 뒷이야기가 있을 성싶은데, 역자는 하이데거 전공자인 이수정 교수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철학과현실사 책으로 러셀 바노이의 <사랑이 없는 성>(철학과현실사, 2003)이 있는데, '철학적 탐구'라는 부제에 걸맞게 좀 무거운 책이다. 국내서로는 마광수의 <사랑학 개론>, 그리고 양해림 외, <성과 사랑의 철학>(철학과현실사, 2001) 등이 더 있다. 성이나 사랑이 대학의 교양과목으로 개설되면서 교재격에 해당하는 책들이 쏟아진 적이 있는데, 그 즈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랑과 거짓말>은 어떤 용도인지 궁금하다...
16. 0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