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와 아르헨티나 작가 마누엘 푸익의 작품이 번역돼 나왔다.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인 네루다는 남미의 간판 시인이고 <거미 여인의 키스>의 작가 푸익도 독특한 작품세계를 자랑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이번에 나온 네루다의 시집은 <모두의 노래>(문학과지성사, 2016). 제목이 낯설지 않다 싶었더니, 지금은 절판된 애덤 펜스테인의 평전 <빠블로 네루다>(생각의나무, 2005)가 나왔을 때 미키스 데오도라키스의 음반으로 같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네루다의 시에다 곡을 붙인 것이었고 당연히 <모두의 노래>가 일부 번역됐었다. 이번에 나온 게 바로 그 완역본이다. 대표작이자 대작인데,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로만 네루다를 기억하는 독자들에게 묵직한 선물이 됨직하다.
네루다의 시집은 주로 정현종 시인의 번역으로 많이 소개되었는데, 전공자의 번역으로는 김현균,고헤선 교수의 번역본이 나와 있다. <모두의 노래>는 고혜선 교수의 번역이다. 노벨문학상 수장작가를 다루는 강의에서 내년에는 네루다도 다룰 계획이어서 나로선 더욱 반갑다.
바라건대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도 전공장의 번역으로 다시 나오면 좋겠다(정확히 이 제목이어야 한다). 정현종 시인의 번역본과 비교해서 읽어보고 싶어서다(청하판은 절판됐다).
이번에 나온 푸익의 소설은 제목이 좀 섬뜩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문학동네, 2016). " 이 책은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구사한 대화체 구성을 다시금 시도하며 그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또한 그가 영어로 초고를 쓴 유일한 소설로, 작품의 배경도 전작들과는 달리 라틴아메리카가 아닌 뉴욕을 택했다. 망명자 신분의 노인과 그에게 고용된 미국인 사이의 대화를 심리 게임처럼 풀어나가며,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도약했다."
중남미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면서 가르시아 마르케스나 바르가스 요사 등 거장의 대표작을 주로 읽었는데, 이제 기회가 되면 2열에 있는 작가들도 다뤄보고 싶다. 가장 먼저 손에 꼽을 만한 작가 중 한 명이 마누엘 푸익이다. <거미 여인의 키스> 외에 <천사의 음부>(을유문화사, 2008), <조그만 입술>(책세상, 2004) 등이 번역돼 있는데, 모두 송병선 교수의 번역이다...
16. 0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