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세 명의 학자를 골랐는데, 먼저 2014년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치수 선생의 전집 2차분이 나왔다. 전체 10권으로 기획된 '김치수 문학전집'에서 1권 <한국소설의 공간/ 현대한국문학의 이론>과 5권 <공감의 비평을 위하여>(문학과지성사, 2016)이다. (발행일로는) 작년에 나온 1차분이 2권 <문학사회학을 위하여>와 10권 <화해와 사랑>이었다. 이미 갖고 있는 책도 있지만 전집판으로 다시 나오니 또 모을 수밖에 없다.

 

 

어떤 저자들은 전집으로 모아놓으면 오히려 빈곤해 보일 때가 있고, 그 정반대인 경우도 있다. 오히려 존재감이 증폭돼 보이는 것인데, 김치수 선생은 후자로 보인다.

 

 

불문학자로서 번역인문학 정립에도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전성기 교수도 주저로 남을 책을 펴냈다. <번역인문학>(고려대출판문화원, 2016). 저자는 인문학의 '번역학적 전환'을 주창하면서 그 이론과 실제를 제시한다.  

"오늘의 다양한 번역 관련 연구들은 다양한 텍스트들의 번역, 번역비평, 번역교육 등이 번역인문학을 옹호하고 선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다량의 연구 자료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제 그러한 수많은 자료들을 어떻게 잘 엮어 우리 나름의 하나의 ‘작품’으로 ‘편집’해낼 수 있는가, 번역인문학은 이를 위한 모색이고 탐구이다."

저자의 전작으로는 번역인문학의 구상을 담고 있는 <번역인문학과 번역비평>(고려대출판부, 2008), <어린왕자>를 번역학적 관점에서 해부한 <어린왕자의 번역문법>(고려대출판문화원, 2016) 등이 있다.

 

 

원로 철학자 차인석 교수도 연이어 저작을 펴내고 있다. <근대성과 자아인식>(아카넷, 2016)이 최근 저작인데, 지난해에는 <우리 집의 세계화>(문학과지성사, 2015)를 펴내기도 했다. 사실 현재 구할 수 있는 책은 이 두 권뿐이다. <사회인식론> 같은 주저가 <인식과 실천>(생생, 2012)으로, <사회의 철학>이 <혁신자유주의와 사회주의>(생생, 2012)로 재출간되기도 했지만 모두 절판된 상태다. 학부시절 '현대사회의 철학적 이해' 같은 과목을 들은 적이 있어서 나로선 인연이 없지 않다(정확하게는 한달 강의를 듣다가 군대에 갔다. 리포트를 하나 쓴 기억이 있다). 이번에 나온 <근대성과 자아의식>은 '전환기의 사회와 철학'을 부제로 갖고 있는데, 수록된 글들이 작성된 건 90년대다.  

"차인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근대성과 자아의식’을 소재로 1990년대에 발표한 글 여섯 편을 엮은 것이다. 이 글들은 세기말의 시대와 사회를 진단하고 다가올 세기를 전망하면서 철학에 부여된 과제를 모색하는 내용을 주제로 삼는다. 이는 전환기의 문명이 처한 위기를 점검하는 일인 동시에 인류가 진보를 이루어가는 역사에서 사상가들이 담당한 사유와 행위의 모습과 그 의의를 설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차인석 교수는 내게 요즘은 거의 읽히지 않는 독일 철학자 헤르베르트(허버트) 마르쿠제를 떠올리게 한다. 세계사상전집에서 <일차원적 인간> 같은 마르쿠제의 책을 번역하고 해제를 붙였던 걸로 기억해서다. 강의중에도 마르쿠제의 이름이 자주 나왔던 것 같고. 나도 <이성과 혁명>, <에로스와 문명>을 탐독한 기억이 있다. 어즈버, 언제였던가...

 

16. 08.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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