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은 티머시 라이백의 <히틀러의 비밀 서재>(글항아리, 2016)다. '한 독서광의 기이한 자기계발'이 부제. 제목과 부제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어림이 되는 책이다.

 

"'히틀러라는 사람'을 만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다. 히틀러의 상승과 몰락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 중 그의 독서 습관은 무시 못 할 퍼즐 조각이다.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고, 거침없는 장광설과 끝없는 독백을 대화로 알던 그가 중간중간 멈추어 글과 교류하며 단어와 문장을 음미한 것이다. 일찍부터 정치에 열중한 야심가, 그러나 결국 쉰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독재자가 남긴 1만6000권의 장서 가운데, 정서적.지적으로 그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책 열 권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히틀러를 파악해보고자 한다."

히틀러는 분류하자면 소위 '책벌레'였다. 1만 6000권의 장서 수가 적지 않을 뿐더러 그는 하룻밤에 적어도 한 권씩, 때로는 더 많은 책을 읽어치웠다. 그렇다고 '책이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었다'는 결론을 내려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특별히 10권의 책이 히틀러에게 미친 영향을 면밀히 추적한다. 그의 편독에서 히틀러가 가졌던 망상의 기원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금서로 지정돼 있다가 독일에서도 비판적 주석이 붙은 특별판으로 다시 나온 <나의 투쟁>을 읽어볼 필요가 있는 건 아니다. <히틀러의 비밀 서재>를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도 의의를 두고 싶다.

 

 

 

아직 여름나기용 책을 못 고른 독자라면 이언 커쇼의 <히틀러>(교양인, 2010)가 후보가 될 만하다. 책에 몰입한다면, 일주일은 오싹할 것이다.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히틀러에게 붙이는 주석>(돌베개, 2014)는 시간이 없는 사람도 읽어야 하는 교양 필독서. 히틀러를 이해했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

 

16. 0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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