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인디언 기록문학',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길, 2016)가 재출간되었다. 1970년작. 찾아보니 번역본은 이번이 네번째 출간이다(숲노래님의 제보로 다시 검색해보니 1979년에 청년사에서 나온 판본이 있다. 역자는 동일. 청년사판을 최초본으로 생각하면 이번에 나온 건 다섯번째다). 프레스하우스(1996), 나무심는사람(2002), 한겨레출판(2011)이 앞서 나온 판본들이다. 이렇게 여러 번, 출판사가 바뀌면서 출간되는 건 보통 두 가지 이유다. 책이 안 팔렸다는 것, 그럼에도 좋은 책이라는 것. 찾아보니 2007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얼마전에 국내에서 DVD로도 출시되었다. <내 심장을 운디드 니에 묻어다오>. 개봉되었던 영화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히스토리 채널에서 방영되었을 가능성은 있다(예고편은 https://www.youtube.com/watch?v=irjRMmQ1n-A).

 

 

 

부제는 '인디언 멸망사'다. 그걸로 모든 내용을 가늠해볼 수 있다. 책의 의의는 이렇게 소개된다.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이 현대 환경운동에 불을 지폈다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는 같은 방식으로 아메리카 토착민에 대한 약탈행위의 진상을 일반 대중에게 알렸다."(햄프턴 시드)  

"백인들의 끝없는 탐욕이 일으킨 인디언 학살전쟁에서 마누엘리토, 붉은구름, 검은주전자, 앉은소, 매부리코, 작은까마귀, 조셉, 제로니모 등 진정한 평화주의자이자 자연보호주의자였던 인디언 전사들이 부족들을 구하기 위해 치렀던 수많은 투쟁을 다룬 기록문학이다.  "백인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이 지역의 어느 곳에도 정착할 수 없으며 어느 부분도 점유할 수 없다. 또한 인디언의 동의 없이는 이 지역을 통행할 수 없다(1868년 조약)"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수없이 파기된 조약에 관한 이야기가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인디언의 언어와 구술을 최대한 살려 인디언의 입장에서 서부개척시대를 다시 돌아본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책으로, 2002년 저자가 사망한 후 유명한 소설가 햄프턴 사이즈(시드)의 헌사가 실린 개정판을 번역했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나무심는사람본인지 한겨레출판본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당연히 소재 불명이다(그간에 여러 차례 이사를 했으니). 이번에는 원서와 같이 구해서 잘 보존하고, 무엇보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읽을 만한 책은 앞서 인용한 햄프턴 시드의 <피와 천둥의 시대>(갈라파고스, 2009)다. '미국의 서부 정복과 아메리칸 인디언 멸망사'가 부제. 이 책도 소장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구매내역에 없다(간혹 누락된 것도 있어서 기억과 기록 사이에서 어느 것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혼란과 모순의 시대였던 19세기 미국의 서부 정복담과, 이로 인한 아메리칸 인디언의 멸망과 몰락을 이야기한다. 피와 천둥으로 상징되는 혼란의 시대에서 기뻐하고 눈물 흘리는 인간의 파란만장한 삶을 산山사나이 키트 카슨과 인디언 나바호족의 모습으로 그려냈다. <뉴욕 타임스> 및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인디언의 신실한 친구였던 키트 카슨이 어떻게 인디언 학살의 주범이 되어 서부 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나는지, 미국 서부 정복의 이면에 감춰진 역사적 진실을 파헤친다. 또한 아메리칸 인디언 중 가장 번창했던 나바호족이 탐욕에 눈 먼 자들에 의해 어떻게 파멸되어갔는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인디언 멸망사'란 달리 말하면 '미국 흑사'이고 '백인 잔혹사'다. 새삼 그들의 역사가 무엇을 남겼고 어떤 교훈을 주는지 생각해보게 된다(지금은 보통 '우화'나 '지혜'로 남았다). 사진집으로 에드워드 커티스의 <북아메리카 인디언>(눈빛, 2011), 그리고 국내서로 김철의 <인디언의 길>(세창출판사, 2015), 박홍규의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홍성사, 2009) 등이 더 참고할 만한 관련서다...

 

16. 0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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