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배송받은 두 권의 책이다.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2010)는 물론 도킨스의 대표작으로 나는 여러 판본으로 구입한 책이지만 최근에 <확장된 표현형>(을유문화사, 2016) 개정판이 나온 김에 40주년 기념판과 같이 구입했다. 1976년에 초판이 나온 책이라 올해 40주년을 맞는다(그에 맞춰 도킨스 전기도 근간 예정으로 안다). 사실 원서는 2006년에 나온 30주년 기념판을 이미 갖고 있으니 실용적인 차원에서는 구입할 필요가 없지만 '팬심'이 작동한 것.
그런데 막상 구입하고 보니 헛짚었다 싶다. 2010년에 나온 전면개정판 대본도 원서로는 30주년 기념판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40주년 기념판이 나왔으니 조만간 번역본도 개정판이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은 것. 생물학 분야의 대표적 스테디셀러이므로 충분히 그럴 만한데, 그때는 번역본도 다시 구입해야 할까?
더 낭패인 것은 무심코 같이 구입한 대니얼 데이비스의 <나만의 유전자>(생각의힘, 2016)다. 그렇다고 생각 없이 구입한 건 아니고 나름대로 책소개를 살폈다.
"우리의 몸은 어떻게 질병에 맞서 싸울 수 있나?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투했을 때 내 몸이 이에 맞서 싸우려면 무엇보다 나의 세포인지, 아니면 외부로부터의 이물질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하는 과학이 바로 면역학이다. 일류 면역학자인 대니얼 데이비스는 나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를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적합유전자를 전면에 내세워 '자기와 비자기의 투쟁'으로 면역을 설명한다."
곧 '적합유전자'를 다룬 면역학 분야의 책이라는 것. 게다가 스티븐 핑커와 빌 브라이슨이 추천하고 있는 책이어서 방심했는데, 실상 책은 전문서에 준한다. "과학자들의 실험실 연구를 이보다 더 재미있고 영웅적으로 묘사한 책은 일찍이 없었다."는 빌 브라이슨의 평은 과연 같은 책에 대한 평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교양'의 기준이 그 정도로 차이가 나는 걸까?). 원서가 보급판(소프트카바)으로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영어권에서도 대중적으로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는 짐작으로 위안을 삼는다. 세포생물학이나 분자유전학의 '교양'이란 게 어느 정도의 수준을 말하는지 궁금하다...
16. 0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