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도 골라놓는다. 새로운 얼굴들 대신에 '구면들' 세 명이다. 먼저 독일의 신학자이자 심리학자로, 무엇보다도 그림동화에 대한 탁월한 심층심리학적 읽기로 잘 알려진 오이겐 드레버만의 그림동화 읽기가 추가되었다. <그림동화 남자 심리 읽기>(교양인, 2016). 2013년에 나온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 심리 읽기 1,2>가 끝이 아니었던 셈.

 

"19세기 독일의 그림 형제가 옛이야기들을 수집해 엮은 '그림 동화' 중에서 드물게 남자의 내적 성장을 그린 동화 네 편을 다루는 책이다. 독일의 정신분석가이자 신학자인 오이겐 드레버만은 비밀스런 마법과 신화적 모티프와 암호 같은 상징으로 가득한 그림 동화를 프로이트와 카를 융의 심층심리학과 상담실에서 얻은 수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인간 내면을 밝히는 생생한 현실의 이야기로 되살려낸다."

7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분석거리로 삼은 동화는 '헨젤과 그레텔'을 포함해 단 네 편이다. 얼마나 자세하며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아동)심리학 전공자뿐 아니라, 나로선 문학 전공자들이 더 열독했으면 싶은 책이다. 동화로 한정돼 있지만 서사체(이야기) 분석이라는 게 어떻게, 얼마나 풍요하게 이루어지는가를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시력을 잃어가던 만년의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는 비서 노릇을 한 경력으로 유명한 알베르트 망구엘(망겔)의 대표작 <독서의 역사>(세종서적, 2016)가 재출간되었다. 2000년에 번역되었고, 2008년에는 문고본(2권) 판형으로도 나왔던 책인데, 어느 사이엔가 절판됐던 모양이다. 굳이 다시 언급하는 것은 이 책을 모르는 젊은 세대 독자들이 있을 듯싶어서다.  

"저자는 문자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로 이해되는지를 설명하고 소리 없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인간에게 나타난 변화에 대해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깨어있다는 표현인 동시에 일정한 지위를 부여받는 일이었음을 저자는 '금지된 책 읽기'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이 외에도 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그 속에 내포되어 있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분석해내고 있다."

 

독서의 역사를 다룬 책이 몇 권 더 있지만 망구엘의 책은 기본서에 해당한다. 이제 막 독서의 맛을 느껴가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의 맞춤한 독자다.

 

 

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책도 새로 나왔다. 신간은 아니고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동녘, 2010)의 개정판이다. 원제를 그대로 옮긴 <완벽에 대한 반론>(와이즈베리, 2016). 역자도 바뀌었으니 새 번역본이다. 주제는 생명윤리.

 

 

주요 저작들의 판권이 와이즈베리 출판사로 옮겨가면서 주요 저작이 새로 나오고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다. 이로써 와이즈베리판 '마이클 샌델'은 네 권이 되었다. 이 가운데 몇 권을 이번 가을에는 강의에서 다뤄볼까 싶다... 

 

16. 0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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