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고른다. 다종의 책들이 매주 출간되기에 갈피를 잡기가 쉽지만은 않은데, 내달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게 되기에 자연스레 기억을 주제로 한 책들을 먼저 골랐다 타이틀북은 다니엘 레티히의 <추억에 관한 모든 것>(황소자리, 2016)이다. "기억과 향수의 흥미로운 세계를 역사, 과학, 의학, 경제학의 맥락에서 탐사하는 여행기"로 저자는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이다.
두번째 책은 조 브레이너드의 <나는 기억한다>(모멘토,2016). 뉴욕의 청년 미술가였던 조 브레이너드는 자신의 과거를 새로운 형식으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안한 형식이 “나는 기억한다, 단 한 번 어머니가 우는 것을 보았던 때를. 나는 살구 파이를 먹고 있었다.” “나는 기억한다, 지금과 꼭 마찬가지로 그때도 인생은 심각했음을.” 등으로 쭉 이어가는 것이다. 1975년작이 뒤늦게 소개되었는데, 아무래도 폴 오스터의 추천사에 힘입은 게 아닌가 싶다.
“<나는 기억한다>는 걸작이다. 이 시대의 이른바 중요한 책들은 하나하나 잊혀가겠지만, 조 브레이너드의 이 작은 보석은 우리 곁에 남아 있을 것이다. 솔직 담백하게 사실을 진술하는 단순한 문장들을 통하여 그는 인간 영혼의 지도를 그려내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돌이킬 수 없게 바꿔놓는다. <나는 기억한다>는 배꼽을 잡게 웃기는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을 휘젓는다.”
세번째 책은 로렌스 곤잘레스의 <트라우마여, 안녕>(책세상, 2016)이다. '생존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부제. "<생존 :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칙>의 저자 로렌스 곤잘레스는 이 후속편에서 생존자들이 사고 후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삶에 적응해나갔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생존>(예담, 2005)도 번역됐었지만 현재는 절판된 상태. 이 주제의 책이 근래 부쩍 많아진 것은 우리가 다 아는 이유에서다.
네번째는 죽음을 주제로 한 책으로 헨리 마시의 <참 괜찮은 죽음>(더퀘스트, 2016)이다. "영국의 저명한 신경외과 의사인 헨리 마시가 삶과 죽음에 대해 색다른 고백을 써내려간 책으로, 병원에서 환자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25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그린 내용이다.'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부키, 2015)가 이 분야의 책으로 한 획을 그었다면, 올해도 그에 견줄 만한 책들이 나올 텐데, <참 괜찮은 죽음>은 그 후보작 가운데 하나다.
끝으로 샤먼 앱트 러셀의 에세이 <배고픔에 관하여>(돌베개, 2016)를 고른다. 배고픔(굶주림)을 주제로 고급한 에세이로 지난달에 나왔지만 원서를 구입해서 같이 읽는다고 해놓고 계획이 미뤄지는 바람에 제때 언급하지 못했다. 폴 오스터의 <굶기의 예술>(문학동네, 1999)과 같이 읽어볼 만하지만, 오스터의 책은 절판되었다(열린책들에서 나온 개정판도 절판되었다. '굶기'는 별로 인기가 없나 보다). 점심 먹을 시간이로군...
| 나는 기억한다
조 브레이너드 지음, 천지현 옮김 / 모멘토 / 2016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
|
| 배고픔에 관하여
샤먼 앱트 러셀 지음, 곽명단 옮김, 손수미 감수 / 돌베개 / 2016년 4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