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낭만주의 시인 알프레드 드 뮈세의 자전소설 <세기아의 고백>(문학동네, 2016)이 번역돼 나왔다. 1836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여섯 설 연상의 작가 조르주 상드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이란다. 이 작품을 오래 전에(따져보니 20년 전이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소망을 이루게 되었다. 얼마 전에 2012년에 영화화된 사실도 알게 되어 영어본은 미리 구입해놓은 참이다.
"빅토르 위고, 알퐁스 드 라마르틴, 알프레드 비니와 함께 프랑스 낭만주의 4대 시인으로 꼽히는 뮈세는 낭만주의가 꿈꾸었던 격정적 사랑을 온몸으로 체현한 세기아世紀兒다. 그는 여섯 살 연상의 작가 조르주 상드와 사랑에 빠져 극한의 감정들을 경험했는데, 정열과 배신, 광기와 불행으로 요약되는 사랑을 통해 그의 삶은 문학이 되었다. 사랑의 고통으로 점철된 문학적인 삶은 그의 것을 넘어,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혁명의 꿈이 좌절되어 절망과 무력감에 사로잡힌 채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당대 젊은이들의 것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사실 작가나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레르몬토프(1814-1841)의 <우리시대의 영웅>(1840)과의 연관성 때문에 그랬는데, 비슷한 시기에 발표되었고 레르몬토프가 읽은 걸로 추정되기 때문에 영향관계에 대한 탐색도 이루어졌다('연구'라는 말 대신에 '탐색'이라고 적은 것은 이 두 작품을 직접 비교한 논문은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자료조사에 손놓은 지 오래 됐으므로 과문한 탓일 수도 있다). <우리시대의 영웅>을 대상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비교거리로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 바로 <세기아의 고백>과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부인>(1678)이었다.
20년 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비교 독서가 이제 가능해진 셈이라 은근히 손에 깍지도 끼게 된다. 다른 기회에 <우리시대의 영웅>에 대해 강의하게 된다면 두 작품에 대한 비교도 보태고 싶다(현재 <우리시대의 영웅>은 세 종의 번역본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흠, '세기아의 고백'을 듣기까지 어즈버 20년의 세월이라니!..
16. 0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