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온 역사서 가운데 가장 두툼한 책은 폴 존슨의 <미국인의 역사>(살림, 2016)다. 원저 자체가 1000쪽이 넘어가고 2권으로 나온 번역본은 1650여 쪽 분량이다. 사실 이 정도면 단권으로는 최대치의 용량이다(비교할 만한 게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 산책> 전17권이다).

 

"역사학의 거장 폴 존슨이 선보이는 새롭고 거대한 미국의 역사. "미국의 창조는 인류 최대의 모험이다"로 시작하는 <미국인의 역사>에서 폴 존슨은, 16세기 말 영국령 식민지부터 20세기 말 현재까지 400년 미국인의 역사를 신선하고 매력적인 통찰로 재해석해낸다. 미약하기 그지없던 시작과, 독립과 국민 정체성 확립을 위한 힘겨운 싸움, 남북전쟁과 노예제도와 서부 개척을 둘러싸고 빚어진 "불가피한 죄악"과 거기서 벗어나기 위한 영웅적인 노력과 희생을 거쳐, 폭발적인 경제 성장과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우뚝 서는 전 과정이 기왕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시각과 사실들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폴 존슨은 <지식인들>(한언출판사, 1993)로 처음 소개될 때만 하더라도 '저널리스트'였는데, 어느새 '역사학의 거장'이 되었다. 그런 평판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대작들을 연이어 내놓았고, 그 가운데 여러 권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유대인의 역사>와 <기독교의 역사>, <예수 평전> 등도 대작이지만, 내가 놀란 것은 <근대의 탄생>(살림, 2014)과 <모던 타임스>(살림, 2008)다.

 

 

다른 걸 제쳐놓더라도 이런 주제의 책을 상당한 규모로 써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탄을 자아낸다. <미국인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한데 <미국인의 역사>라는 제목은 불가피하게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를 바로 떠올리게 한다(찾아보니 미국 아마존에서도 이 두 책을 세트로 판매한다). <미국민중사>가 먼저 나온 만큼 폴 존슨은 <미국인의 역사>를 통해 하워드 진에게 도전하는 형국이라고 할까. 그런 점을 고려하여 비교해가며 읽어봐도 좋겠다. 분량을 봐선 일주일은 꼬박 걸릴 듯하지만...

 

16. 0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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