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관련서들이 여럿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그 첫 주자로 제임스 샤피로의 <셰익스피어를 둘러싼 모험>(글항아리, 2016)이 이번주에 나왔다. '셰익스피어 희곡을 두고 벌어진 200년간의 논쟁과 추적'이 부제. "셰익스피어 원저자 논쟁을 정리하는 한편, 셰익스피어가 원저자임을 한층 더 확고히 하는 책"이라는 소개다.
'원저자 논쟁'의 결정판이란 뜻일까. 그간에 이 주제에 대한 책이 종종 나왔고, 국내서로는 김태원 교수의 <셰익스피어는 가짜인가?>(서강대출판부, 2015)가 제목 그대로, 아주 노골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음모론 시대의 원저자 논쟁'이 부제다. 더불어 잭 린치의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가 아니다>(추수밭, 2009)도 셰익스피어가 어떻게 해서 천재적인 작가이자 세계적인 대문호로 자리매김되었는가를 추적하는 책. "1616년 셰익스피어의 쓸쓸한 장례식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자는 사후 400년간 그의 작품이 개작되고 이용되는 역사를 매혹적으로 펼쳐 보인다."
안 그래도 요즘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강의하면서 관련서들을 모으고 또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읽을 거리가 추가돼 반갑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부담은 즐거운 부담이라고 해야겠다. 책값까지 덩달아 많이 들어가게 된 건 물론 즐겁다고 할 수 없지만...
말이 나온 김에 책상맡에 놓은 기본서들 몇 권을 소개한다. <셰익스피어의 책>(지식갤러리, 2015) 말 그대로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생애와 작품세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션 매커보이의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작은사람, 2015)는 제목과는 다르게 셰익스피어와 그 작품세계의 '기본' 사항들을 챙겨주는 가이드북이다. 이 정도만 되어도 우리에겐 심층 가이드북으로 읽힐 수 있겠지만. 조금 전문적인 책으로는 존 드라카키스가 엮은 <셰익스피어의 비극>(동인, 2009)이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한 여러 문학이론적 접근/독해를 모아놓은 책으로 아마도 관련서 가운데서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책이 아닌가 한다.
이밖에도 쌓여 있는 책이 많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얘기를 꺼내놓기로 한다. 하긴 오늘만 하더라도 몇 권 또 주문했다. 끝이 없는 셰익스피어 같으니...
16. 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