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자본은 물론 마르크스의 <자본>을 가리킨다. <자본> 읽기의 가이드가 될 만한 책이 나란히 나왔다.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2>(창비, 2016)과 미하엘 하인리히의 <새로운 자본 읽기>(꾸리에, 2016)다. 하비의 책은 2011년에 나온 1권에 뒤이은 것이다. 창비에서 나온 책으로는 <자본이라는 수수께끼>(창비, 2012)도 같이 묶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관심이 온통 '자본'에 쏠려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의 문제의식과 주문은 무엇인가.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2016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200년 이상 지속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뿌리 자체가 흔들린다는 진단도 잇따른다. 위기를 해석하고 대안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꺼내든 것은 맑스의 <자본>이었다. 그러나 40년 이상 <자본>을 강의해온 저자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 그 자체가 해답이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맑스의 이론을 지금 상황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하비가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자본>을 끝까지, 그리고 제대로 읽는 것이다. 저자는 <자본>을 하나의 경구로 삼아온 지금의 좌파진영에 쓴소리를 던지며 최소한 <자본> 전체를 한번이라도 읽고 나름의 이론적 틀을 갖출 것을 주문한다.

나를 포함해서 하는 말이지만, 대부분의 독자에게 <자본>을 완독하는 일은 먼나라의 일이다.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난이도도 만만찮고 그에 상응하는 시간적 여유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 자체도 강신준판이 2010년에야 완간되었고, 김수행판은 개정판이 작년에 나왔을 따름이다. 보통은 해설서를 통해서 가늠해볼 따름인데(강신준, 김수행 교수의 책을 비롯해서 국내서도 많이 나와 있다), '40년 강사'의 깊이 있는 강의록도 나온 만큼 이를 길잡이 삼아서 완독에 도전해볼 수도 있겠다. 이제 비로소.

 

 

<새로운 자본 읽기>의 용도도 마찬가지다. 독일어권 최고의 입문서라는 평도 있다. 단 <자본>보다 결코 더 쉬워 보이지는 않는 책이다.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고급 입문서를 읽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입문서도 읽어두는 게 좋겠다. 입문서를 읽기 위한 입문서다. 가령 <만화로 보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다른, 2015)이라거나 (반응이 좋아서 개정판까지 나온) 임승수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시대의창, 2012) 등이 그에 해당하겠다.

 

한국사회의 결코 두텁다고 할 수 없는 독서층이 <논어>와 <맹자>를 읽는 시간과 정성의 약간만이라도 <자본> 읽기에 할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논어를 많이 읽는 나라 국민들이 있을까?). 공자와 맹자가 하지 못한 일을 혹 마르크스가 해낼지도 모르잖은가...

 

16.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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