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꼽은 게 아니다. 상호연관성이 높은 세 저자의 책이 나란히 출간되었기에 같이 묶은 것뿐이다.

 

 

먼저 독일의 저널리스트 우베-카르텐 헤예의 <벤야민, 세기의 가문>(책세상, 2016)은 ' 발터 벤야민과 20세기 독일의 초상'을 다룬다. 벤야민을 다룬다기보다는 '벤야민 일가'를 다룬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벤야민, 세기의 가문>은 빌리 브란트의 연설문 작성자로 활동하기도 했던 독일의 저널리스트 우베-카르스텐 헤예가 쓴 책으로, 1892년 발터 벤야민의 출생에서부터 2000년 미하엘 벤야민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 세기에 걸친 벤야민 일가의 궤적을 추적한다."

 

벤야민의 삶을 좀더 넓은 시야에서 들여다보게끔 해주는 책이겠다. 작년에 나온 <벤야민과 브레히트>(문학동네, 2015)와 나란히 꽂아놓을 만한 책. 그러고 보면 좀 묵직한 규모의 벤야민 평전이 아직 소개되지 않은 것도 미스터리한 일이다. 주어캄프판의 얇은 평전 <발터 벤야민>(인물과사상사, 2007)도 이미 절판된 지 오래다.

 

 

푸코의 <철학의 무대>라고 하면, 푸코의 애독자라도 생소할 듯싶은데, 1978년 4월의 일본 방문 결과물이다. 이때의 강연과 대담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으로 이번에 나온 번역본은 2007년 증보 개정판을 옮긴 것이다. 오타나베 모리아키가 공저자. "공저자 와타나베 모리아키가 자신의 전문분야인 연극과 문학에 입각하여 '푸코 읽기'를 시도한 논문 몇 편을 수록해 개정하였다. 푸코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시다 히데타카와 나눈 대담 <지금, 푸코를 읽는다는 것은>이 실려 있다."

 

푸코 방한 강연집 같은 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웃나라 일본에서 가졌던 강연과 대담이라니까 '비교'되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1970년대 중반 푸코의 문제의식과 함께 일본의 푸코 수용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다. 일본의 푸코 수용에 대해서라면 사사키 아타루의 <야전과 영원>(자음과모음, 2015)과 오모다 소노예 등의 <푸코 이후>(난장, 2015)도 읽을 거리다.

 

 

한나 아렌트의 인터뷰집 <한나 아렌트의 말>(마음산책, 2016)도 출간되었다. "20세기의 탁월한 정치이론가 한나 아렌트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인터뷰집이다. 주요작들을 출간하고 사상적 체계를 확립한 뒤인 1964년부터 말년인 1973년까지, 한나 아렌트의 지성적 행보를 보여줄 네 편의 굵직한 인터뷰를 엮었다." 대개의 인터뷰가 그렇듯이 가장 좋은 입문서로서의 역할도 해줄 듯싶다. 원저를 진작 구입해놓고 있었는데, 드디어 여유롭게 읽어볼 수 있겠다. 미뤄둔 영화 <한나 아렌트>도 이번에 봐야겠다...

 

16. 0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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