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분주한 틈에 '이주의 책'을 고른다. 별도로 다룰 책들은 빼고 고른 타이틀북이 고쿠분 고이치로의 <다가올 민주주의>(오래된 생각, 2016)다. 저자는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했을까?>(한권의책, 2014),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동아시아, 2015) 등으로 우리에겐 구면. '다가올 민주주의' 혹은 '도래할 민주주의'란 말은 데리다에게서 가져온 것이다.
"현재의 민주주의를 돌아보고 이후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생각하는, 행동하는 철학자의 실천적 구상이다. 또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회를 민주주의 사회라고 부르게 된 근본 원인인 근대정치철학의 단순하고 중대한 결함을 밝혀내 '이 문제에 대답할 수 없다면 내가 하고 있는 학문은 거짓이다'라고 선언한 철학자의 고뇌가 담긴 희망의 메시지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로는 사회와철학 연구회에서 펴낸 <다시 민주주의다>(씨아이알, 2015)도 같이 읽어봄직하다.
두번째 책은 벨기에 철학자 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의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갈라파고스, 2016). "금권정치와 소수특권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민주주의를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선거가 곧 민주주의라는 고정관념을 깨라고 말한다. 합의의 도구였던 선거가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소수 엘리트의 정치적 입지를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로 변질되는 과정을 밝히고, 현재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진지하고 꼼꼼하게 짚어본다".
세번째 책은 SBS 김성준 앵커의 <뉴스를 말하다>(청림출판, 2016). '뉴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하여'가 부제다. "SBS 8 뉴스 클로징 멘트로 화제를 모은 김성준 전 앵커는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를 두루 거쳐 미국 워싱턴 특파원, 청와대 출입기자, 메인 뉴스 앵커로 활동한 경력 25년의 방송기자다. 저자의 앵커 멘트는 시청자들이 뉴스에 귀를 기울이도록 만들면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제 다시 보도국 데스크로 돌아온 저자가 그동안의 취재 기록과 앵커 시절 클로징 멘트를 돌아보면서 뉴스에 대한 작은 바람을 담아 펴낸 책이다." 뉴스보도의 현실이 궁금하다면, JTBC 뉴스룸 제작팀의 <팩트 체크>(중앙북스, 2015)와 같이 일독해볼 만하다.
네번째 책은 한상용, 최재훈의 <IS는 왜?>(서해문집, 2016)이다. 이미 IS(요즘은 '다에시'라고도 부른다)에 대한 책은 적잖게 나와 있는데, 가령 국내서로도 하영식의 <IS: 분쟁전문기자 하영식, IS를 말하다>(불어라바람아, 2015), 정의길의 <이슬람 전사의 탄생>(한겨레출판, 2015) 등이 같이 읽어볼 만한 책들이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청소년 하위문화를 파헤친 <18세상>의 저자 김성윤의 신작'으로 소개되는 <덕후감>(북인더갭, 2015)이다. 문화비평서인데, "일반적인 문화비평서와는 달리, 대중문화와 현실이 맺는 관계를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일관된 관점으로 서술하기를 시도한다. 걸그룹에 내심 하앍하앍대면서도 사회적 참여를 시도하는 삼촌팬에서부터 '무한도전'의 시대사적 의미를 캐내는 무도빠에 이르기까지 우리 대중문화에 숨겨진 정치적 무의식을 밝혀"내고자 한다. 자칭 '문화과학 키드'의 저자가 문화비평의 맥을 잇고 있어서 눈에 띈다. 지난 연말에 나온 문강형준의 <감각의 제국>(북노마드, 2015)과 같이 읽어봄직하다(나부터도 그러려고 책을 찾는 중이다)...
| 국민을 위한 선거는 없다
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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