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수잔 스튜어트의 <갈망에 대하여>(산처럼, 2016)를 고른다. '미니어처, 거대한 것, 기념품, 수집품에 대한 이야기'가 부제. 사실 발견이라고는 했지만 초면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봄에 짧은 원서 리뷰를 작성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http://blog.aladin.co.kr/mramor/7009413). 번역이 까다로운 책인데, 무탈하게 나와주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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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수잔 스튜어트는 인류학, 시학, 민속학 등을 종횡무진하는 거침없는 필력을 선보이며, 기호학, 정신분석학, 페미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마르크스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얻은 통찰과 개념 등을 끌어다가 독창적이고 기발한 내용으로 갈망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미니어처 책, 18세기 소설, 톰 섬의 결혼식, 허풍스러운 이야기, 관광이나 노스탤지어의 대상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를 주제로 삼고 있다. 일상의 사물들이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특정한 모습에 생명을 불어넣어 실현시키는 방식을 매혹적인 필치로 분석해 내는 문화연구다.
분류하자면 '이론서'에 해당하는지라 독서가 만만하지는 않지만 인문학 전공자라면 많은 생각거리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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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적자면, 저자가 많이 참고하고 있는 미하일 바흐친의 국내 번역본들이 대부분 절판(혹은 품절)된 상태다. <말의 미학>(길, 2006)을 위시하여 <프랑수아 라블레의 작품과 중세 및 르네상스의 민중문화>(아카넷, 2001), <장편소설과 민중언어>(창비, 1998) 등등. 인문학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학자 중 한 명이지만, 독서 여건만 보자면 그런 지수가 무색하다. 개정판이 어렵다면 재간본이라도 나오길 갈망한다...
16. 01.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