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다. 특별한 감상이 있는 건 아니어서 그냥 '이달의 읽을 만한 책'만 골라놓도록 한다. 병신년 첫 달에 읽어볼 만한 책들이다.

 

 

 

1. 문학예술

 

문학분야에서는 포르투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카인>(해냄, 2015)을 고른다. 2009년에 나온 사라마구의 마지막 작품이다(사라마구는 2010년에 세상을 떠났다). "주제 사라마구의 장편소설 <카인>은 구약성경 창세기 4장에서 동생 아벨을 죽인 죄로 하나님에 의해 이마에 낙인찍힌 이후 성경에는 더 이상 비중 있게 등장하지는 않지만, 21세기를 사는 지금까지 인간의 죄와 회개를 촉구하는 데 거론되는 '죄 지은 자' 카인의 눈을 통해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 세상을 되돌아본 작품으로, 2009년 작가가 포르투갈어로 처음 발표한 이후 27개국에 소개되며 전 세계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의식을 환기해 왔다.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내친 김에 <눈먼 자들의 도시>와 <눈뜬 자들의 도시> 등 사라마구의 대표작들도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면 좋겠다. 해냄출판사는 사라마구의 미번역 초기작까지 계속 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술 분야에서 '웹소설 작가를 위한 장르 가이드'를 고른다.<로맨스>와 <판타지><미스터리>, 3종이 출간됐는데, 국내 필자들의 책이라는 점이 특징. 이 분야가 그만한 저변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2. 인문학

 

인문 분야에서는 두꺼운 이론서들을 몇 권 골랐다.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기록시스템 1800/1900>(문학동네, 2015), 사사키 아타루의 <야전과 영원>(자음과모음, 2015), 브라이언 마수미 등의 <정동 이론>(갈무리, 2015) 등이다. 세 권 다 읽는 건 무리일 듯싶고, 한 권쯤은 의욕적으로 손에 들어보아도 좋겠다.

 

 

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한 이슈 독서 거리로는 김한종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왜 문제인가>(책과함께, 2015), 심용환의 <역사전쟁>(생각정원, 2015), 이덕일의 <칼날 위의 역사>(인문서원, 2015) 등을 독서거리로 삼을 수 있겠다.  

 

 

그리고 철학 쪽으로는 청소년으로 고른다. 중학생 정도의 독자라면 개정판으로 나온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현암사, 2015)와 친해지는 것도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는 한 가지 방법이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완독한 독서력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3. 사회과학

 

사회과학 쪽으로는 국가와 국가의 죄에 대한 책을 골랐다. 이진경 등이 쓴 <국가를 생각하다>(북멘토, 2015)는 "국가에 대한 사전적 정의와 그 너머에 대한 의미 및 가치를 고찰하고, 2015년 현재 우리가 마주한 국가의 실체를 되짚어 본" 책이다.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과거의 죄>(시공사, 2015)는 '국가의 죄와 과거 청산에 관한 8개의 이야기'란 부제에서 내용을 어림할 수 있다(<책 읽어주는 남자>의 작가 슐링크는 법학자이기도 하다). 먼저 나온 야스퍼스의 <죄의 문제>(앨피, 2014)와 같이 읽어봄직하다. 야스퍼스의 책은 '시민의 정치적 책임'이 부제다.

 

 

4. 과학

 

과학 분야는 이미 한 차례씩 언급했던 책들로 골랐다. 모두 지난 연말에 나온 책들로 리사 랜들의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사이언스북스, 2015), 수전 그린필드의 <마인드 체인지>(북라이프, 2015), 케빈 켈리의 <통제 불능>(김영사, 2015) 등이다. 나로서도 일단 있는 책들부터 처리해야겠다.

 

 

5. 책읽기/글쓰기

 

독서와 책에 관한 책 세 권을 골랐다. 고영성의 <어떻게 읽을 것인가>(스마트북스, 2015)는 이 주제에 대한 강의도 종종 하게 되므로 내겐 곁눈질용이다.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지 막연하다 싶은 분들도 참고할 만하다. <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 2015)은 독서일기다. 다만 "이번에는 오로지 음악에 초점을 맞춰, 음악.음악가를 다루거나 직간접적으로 음악을 이야기하는 '악서樂書' 174권에 대한 리뷰 116편으로 한 권의 책을 구성했다."

 

북칼럼니스트 이하영의 <예술가의 서재>(페이퍼스토리, 2015)도 일종의 독서일기다. "방송 일을 하면서 베토벤, 고흐, 고갱, 톨스토이, 찰리 채플린, 이사도라 덩컨, 제임스 딘, 헤밍웨이, 프리다 칼로 등 음악.미술.문학.사진 각 분야의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그들이 읽었던 책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을 모으고 답사하며 쓴 <예술가의 서재>는 다독가이자 애서가인 이하영이 '불멸의 예술 작품 속에 밑그림으로 숨어 있는 책의 흔적들'을 더듬어 찾아 읽은 열혈 독서일기"다.

 

16. 01. 01.

 

 

P.S. 새해 첫 '이달의 읽을 만한 고전'으로는 <장자>를 고른다. 오강남, 감학주 선생의 <장자>를 포함해 내가 갖고 있는 것도 꽤 여러 종인데, 이번에 젊은 세대 연구자인 조현숙의 <장자>(책세상, 2016)이 추가되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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