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고른다. 타이틀북은 김영란 전 대법관의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창비, 2015)다.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이 부제. "저자 김영란 전 대법관이 재직 당시 참여한 중요한 판결들을 꼽아 이를 통해 대한민국과 사법부의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각각의 판결을 현재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다시 읽으면서 판결에 담긴 법의 논리뿐 아니라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과 논의, 판결 이후의 변화, 비슷한 외국의 사례와 연관된 문학작품, 영화 등을 두루 살피며 풍부한 논의를 더한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자 국민권익위원장의 책으론 김두식 교수와의 대담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쌤앤파커스, 2013)에 이어서 두번째다. 그래도 사법부에 이런 분들이 있었던 때가 있었다(지금은?).
두번째 책은 미국의 두 사회학자가 쓴 <능력주의는 허구다>(사이, 2015). 유행했던 제목으로 하면 '능력주의의 배신'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21세기에 능력주의는 어떻게 오작동되고 있는가'가 부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윌밍턴 캠퍼스의 사회학과 교수 두 명이 21세기 능력주의 신화의 문제점과 그 부작용, 위험 등을 낱낱이 파헤친다. 능력주의는 개인의 능력이 성공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한 비능력적 요인들이 우리 삶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능력주의는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여전히 능력주의 신화에 갇혀 있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세번째 책은 벨기에의 정신분석학자 파울 페르하에허의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반비, 2015). '신자유주의적 인격의 탄생'이 부제. "정신분석학의 대가가 파헤친 신자유주의 경제의 심리적 부작용들. 왕따에서 묻지마 살인, 총기난사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전의 공격성과는 질적으로 다른 심리적 증상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그 원인을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우리의 정체성 형성 과정, 인성 발달 과정을 완전히 뒤집어놓은 데서 찾는다." 한국사회의 괴물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네번째 책은 데이비드 브룩스의 <인간의 품격>(부키, 2015). '삶은 성공이 아닌 성장의 이야기다'가 부제. "평생에 걸친 노력으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하고 개선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위대한 영혼의 탄생을 만나게 된다. 퍼킨스, 아이젠하워, 마셜 등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들 역시 결함 있는 존재였으나 치열한 내적 투쟁을 통해 도덕적으로 성장해 갔고, 궁극적으로는 인류와 사회에 커다란 기여를 하는 인물이 되었다." 나로선 작가 조지 엘리엇의 생애를 읽을 수 있어서 아주 요긴하다.
마지막 책은 10주년 기념판으로 다시 나온 <대담>(휴머니스트, 2015)이다. 출간 당시 화제가 되었던 <대담>은 어떤 책이었나. "2001년 12월 10일, 인문학자 도정일과 자연과학자 최재천이 만났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을 주선한 대한민국 지성사 최초의 프로젝트 <대담>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4년 동안 십여 차례의 대담, 네 차례의 인터뷰로 이어진 도정일과 최재천의 <대담>은 2005년 출간되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서로 소통하며 융합과 통섭을 이야기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번 개정판에는 "'<대담> 그 후 10년,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어떻게 함께 미래를 열어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특별 대담을 수록했다."
 | 대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
도정일.최재천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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