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화 관련서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하나는 데이비드 길레스피의 <러시아 영화>(그린비, 2015)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 영화>의 번역자 라승도 교수의 <시네마트료시카>(한국외대출판부, 2015)다.
<러시아 영화>는 롱맨에서 나온 "Russian Cinema'를 옮긴 걸로 보이는데, 비교적 얇은 분량의 입문서여서 나도 진즉에 구해둔 책이다. 길레스피의 다른 책으로는 <초기 소비에트 영화>(2000)도 있다. <러시아 영화>의 부제는 '문화적 기억과 미학적 전통'. 소개는 이렇다(알라딘의 저자 소개는 동명이인 다른 저자의 것이다).
20세기 러시아 영화의 주요 작가와 작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우리가 몰랐던 러시아 영화의 광활함과 풍요로움, 그리고 명암을 보여 준다. 오랫동안 영국 배스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화와 영화를 가르치고 연구해 온 저자 데이비드 길레스피는, 이 책에서 수백 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장르별로 분류해 고찰하면서 러시아 영화 속을 흐르는 유구한 미학적 전통을 드러내고 작가 및 작품들 간의 영향 관계를 분석해 보여 준다.
러시아 영화와 영화사에 대한 포괄적인 입문서로 삼을 만하다. 반면, <시네마트료시카>는 '영화로 보는 오늘의 러시아'를 다룬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수도였던 모스크바가 소련 붕괴 이후 20여 년에 걸쳐 소비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글로벌 도시로 숨 가쁘게 탈바꿈해온 과정에는 포스트소비에트 시대 러시아의 역동적 변화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변화상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는 영화를 통해 러시아 현실을 들여다보고 당면 문제와 미래 비전을 짚어본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영화 내지 소비에트 영화와 포스트소비에트 영화에 대한 소개서로 두 권의 책을 연이어 읽어봐도 좋겠다...
15.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