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힐러리 맨틀의 <혁명극장>(교양인, 2015)을 고른다. 프랑스 혁명을 다룬 소설로 '로베스피에르와 친구들'이 부제. 내년에는 19세기 프랑스문학에 대한 강의가 예정돼 있어서 프랑스 혁명사부터 다시 읽어두어야 할 참인데, 마침 흥미로운 역사소설이 출간돼 반갑다. 게다가 힐러리 맨틀은 두 차례나 맨부커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작가라고. 어떤 작가이고 어떤 작품인가.



"역사 소설을 재창조한 작가"로 평가받는 힐러리 맨틀의 첫 번째 역사 소설이자 대가의 탄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프랑스 혁명을 이끈 세 명의 젊은 혁명가 로베스피에르, 당통, 데물랭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로베스피에르가 오랫동안 믿고 사랑했던 친구이자 혁명 동지인 데물랭과 당통을 단두대로 보내는 파국의 순간까지를 다룬다. 이 소설은 혁명이라는 무대에 오른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비범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사실과 허구를 절묘하게 엮어 나가는 작가적 역량이 돋보이는 역사 소설의 걸작으로 꼽힌다.



국내에 소개된 힐러리 맨틀의 또 다른 책은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울프 홀>(올, 2010)이다(부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절판된 걸로 보인다).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16세기 무자비한 헨리 8세의 왕정에서 왕의 마음을 얻고 정치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한 인물, 토머스 크롬웰의 삶을 따라가며 권력의 속성과 비극적인 운명의 수레바퀴를 매혹적으로 그려 보인다. 피와 복수, 날 선 음모와 계략으로 얼룩진 튜더 왕조를 무대로 인간이 가지는 적의와 잔학성을 우아하게, 그리고 낱낱이 파헤친 작품으로, 힐러리 맨틀 작가 특유의 기품 있고 섬뜩한 묘사로 권력과 인간 본성에 관한 격조 높은 통찰을 보여줌으로써 "16세기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전적으로 현대적인 소설을 창조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역사소설의 최전선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작가이고 작품이지 않을까 한다.

작가 힐러리 맨틀은 1952년생으로 영국의 시사주간지 '스펙테이터'의 영화평론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1985년에 등단했다. '크롬웰 3부작'의 첫 책 <울프 홀>로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2년에 후속작 <브링 업 더 바디스>로도 또 한번 부커상을 수상했다. 2014년에는 기사 작위의 훈장도 받았으니 작가로서의 영예는 다 누린 듯싶다. 3부작의 셋째 권을 현재 쓰고 있다 한다...
15. 1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