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수상소감 기사가 떴다. 프랑스에 체류중인 걸로 알았는데, 벨라루스에서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작가는 이번 상을 고국 벨라루스에 주어지는 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푸틴 치하의 러시아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루카셴코 독재 하의 벨라루스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벨라루스에서는 검열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책이 금서로 지정돼 있다고.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논픽션 여성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8일 상을 고국인 벨라루스에 바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이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등 러시아 지도자들에게 비판의 직격탄을 날렸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이에 앞서 알렉시예비치가 "다성적(多聲的· polyphonic)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아픔과 용기를 담아내는 데에 기념비적인 공로를 세웠다"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날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을 수상해 개인적인 기쁨'을 느낀다"면서도 "이 상은 나를 위한 상이 아니라 역사속에서 고통받아온(caught in a grinder throughout history) 작은 나라, 우리의 문화에 주는 상"이라고 말했다. 구소련과 러시아라는 강대국에 짓눌린 약소국의 비애가 담긴 말로 풀이된다.
그는 또 "전체주의 체제와 너무 쉽게 타협하지 말라"는 충고의 말도 곁들였다. 이어 "우리 시대엔 정직한 사람이 되기가 힘들다"면서 "전체주의 체제가 제안하는 타협에 쉽게 응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지도자들에 대한 비판도 했다. 그는 "나는 문학과 발레의 나라 러시아는 사랑한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치하의 러시아는 사랑하지 않는다. 베리아(스탈린의 비밀경찰 지도자), 스탈린, 푸틴은 러시아를 깊이 가라앉게 한 이들이기에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가 써온 작품들엔 2차대전에 참전한 소련 여성들의 목소리,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의 비극을 겪은 이들의 증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비극적 경험 등이 담겼다. 대부분이 유토피아로 선전된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체제가 허상임을 드러낸 작품들이다. 알렉시예비치의 러시아어 작품들은 고국인 벨라루스에서는 금서로 지정돼 출판 금지됐다.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독재 통치에 대해 "끔찍한 검열"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기 때문이다.(뉴스1)
그나마 러시아에서는 금서로 지정되지 않아서 알렉시예비치의 책 네 권을 며칠 전 주문할 수 있었다. 담주에는 받아볼 수 있을 텐데, 대단히 기대된다...
15. 10.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