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 마이클 무어와 프랜시스 골딘이 엮은 <사회주의 미국을 상상하다>(어마마마, 2015)를 고른다. "미국에서 사회주의를 지향하며 활동하고 있는 교수, 영화감독, 작가, 언론인, 변호사, 인권 및 노동운동가 등 다양한 직업의 저자들이 현대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다양한 분야의 상상력을 펼치면서 미래의 사회주의 국가로서 미국의 비전을 제시한 책이다. 정치체제, 경제구조, 법률, 여성노동, 주택문제, 교육, 의료, 예술, 과학기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30여 편의 글을 모았다."

 

 

잠시 '사회주의 한국을 상상하다'란 제목의 책이 나올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런 상상 자체가 불온시되는 게 분단체제의 또다른 대가이리라.

 

한편 <사회주의 미국을 상상하다>가 떠올려주는 책은 세이무어 마틴 립셋의 <미국 예외주의>(후마니타스, 2006)다. 바로 부제가 '미국에는 왜 사회주의 정당이 없는가'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사, 특히 민주주의의 발달 역사는 유럽과는 크게 상이하다. 사회주의가 민주주의 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유럽의 여러 학자들은 신생 국가였던 미국이 곧 자연스레 사회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러한 발전 경로를 완전히 벗어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나아갔다. 이렇게, 미국은 어느 나라와도 다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미국 예외주의'이다. 이 책의 의문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미국에는 왜 사회주의 정당이 없는가"라는 부제처럼, 왜 미국에서는 사회주의가 실패했는가, 왜 미국은 지금까지의 예외적인 경로를 걷게 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보고자 하는 것. 정치학자로서 평생에 걸쳐 미국 예외주의를 연구해온 지은이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곧 사회주의 미국에 대한 상상은 '미국 예외주의'와 충돌한다. 미국의 예외적인 경로가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일까. 미국 예외주의는 아직도 유효할까. 이모저모 생각할 거리들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도 같이 읽어봄직하다...

 

15. 10.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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