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마지막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박홍규, 강준만 교수와 2013년 세상을 떠난 소설가 최인호이다. 먼저 '박홍규의 고전산책' 시리즈로 <내 친구 톨스토이>(들녘, 2015)가 출간됐다. 청소년 독자를 겨냥한 책인데, 톨스토이 입문서로도 읽을 수 있겠다. 안 그래도 10월부터 톨스토이 강의가 예정돼 있어서 나로선 반가운 책이다.

 

 

일종의 톨스토이 평전으로 읽는다면 지난 봄에 나온 <함석헌과 간디>(들녘, 2015)에 잇대어 읽을 수도 있는데, 이건 'PEACE by PEACE' 시리즈로 나온 책이다. 간디에 대해서는 이번에 나온 김진의 <간디와의 대화, 어떻게 살 것인가>(스타북스, 2015)와 겹쳐 읽어도 좋겠다. 비폭력 평화사상가라는 점에서 톨스토이와 간디는 같이 묶인다.

 

 

세 권의 책을 한꺼번에 펴냈으니 강준만 교수도 '이달의 저자'(라는 게 있다면) 강력한 후보다.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2>(인물과사상사, 2015)는 시리즈니까 제쳐놓으면 주목거리는 <지방 식민지 독립선언>(인물과사상사, 2015)이다. '서울민국 타파가 나라를 살린다'가 부제. <지방은 식민지다!>(개마고원, 2008)의 업그레이판으로 봐야겠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지방을 정치.경제.문화.교육.언론 등 전 분야에서 서울에 종속된 내부식민지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식민지 독립투쟁을 촉구한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가 대충은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막상 들여다보니 너무도 낯선 지방의 현실을 펼쳐 보여준다. 내부식민지 탈출을 위해 저자는 지역균형발전기금 조성과 수도권규제철폐의 빅딜 등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하지만 그 핵심은 지역주의에서 지방주의로의 전환이다.

그러한 변화는 어떻게 가능할까. 청년들이 정당으로 쳐들어가는 것도 한 방책이리라. <청년이여, 정당으로 쳐들어가라!>(인물과사상사, 2015)는 청년들에게 정당으로 쳐들어가라고 권유하면서 그 선행 조건으로 '정치 사랑'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현 단계에선 정치를 사랑하는 것으로 족하며, 그리할 경우 나머지 일은 저절로 풀린다고 말한다. 슬랙티비즘이나 약한 연결의 힘에 기대를 걸고, 생활정치를 전업으로 할 대표 선수들에게 작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는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고 희망한다."

 

 

최인호의 <나는 나를 기억한다 1,2>(여백, 2015)는 작가의 2주기에 맞춰 출간된 책이다(어제가 2주기였다). 작가가 생전에 기획한 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작가의 유지에 따라 기획된 책이다. 최인호 작가가 7년 전에 구상한 것으로, 책의 제목 역시 작가가 오스트리아의 유명 지휘자인 카를 뵘이 쓴 <나는 정확히 기억한다>에서 영감을 얻어 정해둔 것이었다. 이 책은 작가 최인호의 젊은 날을 기록한 문학적 자서전이자, 최인호 문학의 시원을 살필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1권 '시간이 품은 나의 기억들'과, 2권 '시간이 품은 나의 습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이 의미하는 대로 1권은 작가의 젊은 시절에 대한 기록이며, 2권은 작가의 미발표 작품 모음집이다.

찾아보니 작가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법정 스님과의 대담집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여백, 2015)가 지난 겨울에 나왔었다. 작가는 떠나도 글은 남는다...

호15. 0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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