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자 연휴 첫날 잠시 호기를 부려서, 읽지 못할 책들에 대해 적는다. 중국 관련서로 거자오광(갈조광)의 <중국사상사> 시리즈와 '중국의 조정래'라는 얼웨허(이월하)의 '제왕삼부곡' 시리즈다. 읽지 못한다고 한 것은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서 읽을 엄두를 못 낸다는 뜻이다.

 

 

거자오광의 <중국사상사>는 최근에 2권이 나왔는데, 2013년에 나온 1권이 '7세기 이전 중국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를 다룬다면, 2권은 '7세기에서 19세기까지 중국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가 초점이다. 곧 '중국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의 역사를 다룬 게 거자오광 중국사상사의 특징이다. 사상사 방법론에 대한 저작으로 <사상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영남대출판부, 2008)도 번역돼 있다.  

이 책은 중국의 ‘일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를 연구하고 서술한 책이다. 이 말에는 약간 색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은 기존의 중국 철학사가 엘리트 중심의 지식과 사상을 응축한 ‘경전(經典)’을 중심으로 한 철학사, 사상사였다면 ‘일반 사람들’의 지식과 사상, 그리고 그들이 믿고 의지하던 신앙세계까지를 포함한 중국의 철학사, 사상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의 중국 철학사가 엘리트 중심의 ‘지식사(知識史)’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진정한 의미의 철학사, ‘사상사’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를 가질 만하지만, 두 권 합계 2,000쪽에 이르다 보니, 게다가 가격도 (10% 할인해서도) 10만원에 이르다 보니 전공자나 매니아가 아닌 이상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그저 구경하는 정도에 만족해야 할까. 그래도 뭐, 이런 책이 나와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두어도 무방하겠다.

 

 

 

 

 

 

소설이긴 하지만 분량으로는 거자오광을 능가하는 게 얼웨허의 '제왕사부곡'이다. 청제국의 걸출한 3황제인 강희대제, 옹정황제, 건륭황제를 다룬 역사소설 시리즈. <강희대제>가 12권짜리로 올여름에 다시 나왔고, <옹정황제>가 이번에 4권까지 나왔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각각이 12권짜리라면 총 36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그러니 이 또한 일단은 손에 들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할까. 서가 두 칸은 채울 만한 시리즈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여러 모로 출혈을 감수해야 할 테니까. 그럼에도 시리즈는 완간되면 좋겠다. 도서관에서 대출해 읽는 것 정도는 나중에라도 해볼 수 있을 터이다. 특별히 옹정황제는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개혁의 모델로 삼은 황제'라고 하니 우리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15. 0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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