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인물과 역사 분야에서 다섯 권을 골랐다. 타이틀북은 사이먼 시백 몬티피오리의 <젊은 스탈린>(시공사, 2015). 스탈린 평전이 나와 있는 마당에(로버트 서비스의 <스탈린>(교양인, 2010) 말이다) 젊은 시절 전기까지 읽어야 하나 싶었지만, 평판이 좋은 책이어서 구매했다.
"이 책은 스탈린의 어린 시절, 혁명가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과정, 폭력단의 일원, 시인, 수습 사제이던 시절, 한 여자의 남편이자 혈기 방장한 연인인 남자, 또 사생아를 낳게 하고 여자와 아이들을 저버리는 남자로 살아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비스의 책과 보완적으로 읽어볼 수 있겠다.
두번째 책은 장이허의 <나의 중국현대사>(글항아리, 2015). '반우파 투쟁과 중국 지식인의 내면의 역사'가 부제다. "1957~1979년에 걸쳐 중국에서 일어난 '반우파 투쟁' 당시 우파로 지목돼 지위를 박탈당하고 사회에서 배제된 중국 지식인들의 삶을 다룬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장이허는 우파의 두목으로 지목된 장보쥔의 딸이다. 장이허 역시 그 자신도 20대 말에 우파로 몰려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옥중에서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61세가 되던 2002년부터 자신이 어린 시절 직접 보고 생각하고 기억한 것들, 부모님과 교유한 지식인, 스승, 문인, 예술가들의 고난을 유려한 문체로 써내려가기 시작해 이 책을 완성했다."
세번째 책은 미국의 법률학자이자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의 자서전 <싸울 기회>(에쎄, 2015)다. 과문하여 잘 알지 못했는데, "엘리자베스 워런은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진보 정치인 중 한 명이며, 매사추세츠 주에서 선출된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이다." 힐러리 클린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도 꼽히고 있다고. 유력한 정치인으로 떠오른 2008년 금융 위기가 계기였다.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미국 중산층은 몰락을 겪었고 세계경제는 암흑 상태로 곤두박질쳤다. 이때 워런이 파산법 전문가인 법학자로서 정부 정책에 가담하고, 막대한 공적 자본이 부도 직전의 대형 은행에 부당하게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함으로써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싸울 기회'란 제목도 거기에서 비롯된 듯하다.
네번째 책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8>(창비, 2015)다. 다른 군더더기 설명이 필요 없는 책. "7권 제주편 이후 일본편(전4권)으로 잠시 무대를 옮긴 지 3년 만에 다시 국내로 돌아와 8권 '남한강편'으로 끝나지 않은 여정을 이어간다."
마지막 책은 민속학자이자 해양 인문학자 주강현의 <환동해 문명사>(돌베개, 2015)다. "동해를 중심으로 하여 환동해권 지역의 문명의 부침과 교섭을 해양 사관을 통해 정리한 책이다." 저자의 야심작.
페르낭 브로델은 <지중해의 기억>에서 지중해의 역사를 가장 잘 기억하는 이는 바로 지중해 자신이라고 했다. 이는 지중해 역사의 주인공이 기록으로 남겨진 ‘영웅’들이 아니라, 지중해를 터전으로 삼았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저자 주강현은 페르낭 브로델을 인용하며 환동해 문명사의 주인공은 바다의 생태적 순리에 따라 살았던 소민족이었음을 환기시킨다. 샤머니즘이라는 원시 종교의 기원도 환동해 소사회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는 동아시아의 문화가 환동해 북방 문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교와 기독교 등의 제도권 종교가 전파되었음에도 동아시아의 종교 문화가 여전히 샤머니즘적 습속을 유지하는 것은 환동해 문명이 장기 지속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 환동해 문명사- 잃어버린 문명의 회랑
주강현 지음 / 돌베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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