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의 대안 내지 또 다른 자본주의를 모색하는 책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묶는다. 히라카와 가쓰미의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가나출판사, 2015)와 모타니 고스케(와 NHK히로시마 취재팀)의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동아시아, 2015)이다.

 

 

히라카와 가쓰미는 <소비를 그만두다>(더숲, 2015)로 먼저 소개됐던 저자. 이번에 나온 건 "초고속 경제성장과 25년 장기불황을 온몸으로 겪은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인 히라카와 가쓰미가 자신이 경험한 일본의 현대경제사를 통해 한계에 부딪힌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적 삶의 자세에 대해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생존 전략이라고 하며 그 대안적인 방향으로 ‘소상인’과 ‘탈소비’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는 그 중 ‘소상인의 철학’에 초점을 맞추어 풀어놓았다. 저자의 대표작인 이 책은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에서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가 공감하고 자주 차용하는 책으로 언급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으며 실제 일본에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소상인 철학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곳으로 시골빵집 ‘다루마리’로 꼽고 있다.

소개에도 나오지만 작년에 좋은 반응을 얻은 책,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더숲, 2014)가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출간의 산파 노릇을 한 셈이다(골목길 자본주의를 달리 시골빵집 자본주의로 불러도 좋겠다).

 

 

그런 면에서는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부제는 '산촌자본주의, 가능한 대안인가 유토피아인가?'. 지난해 일본 신서대상 1위를 차지한 책이라고 한다(저자의 <일본 디플레이션의 진실>도 소개될 예정이란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이고, 여기서 ‘里山’는 ‘마을 숲, 마을 산’ 등을 의미한다. ‘산촌자본주의’는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제하에서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 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즉, 산촌자본주의는 한마디로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 ‘잠자고 있던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스템’인 셈이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버려진 땅을 활용하고 에너지와 자원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며, 한쪽으로만 치우친 현재의 ‘마초적’인 경제시스템을 보완할 서브시스템으로서 기능하는 산촌자본주의의 특징과 가능성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용어라서 바로 머릿속에 떠오르진 않는다.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직접 책을 보고 확인해야 이해가 빠르겠다. 아무려나 '또 다른 자본주의'의 모색은 일본 출판계의 한 트렌드인 듯싶다. 이에 견줄 만한 국내서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데(협동조합이나 마을에 관한 책들?), 그것이 현 상황에 대한 낙관에 기인한 것은 아닐 거라고 믿는다... 

 

15. 08.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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