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골라놓는다. 휴가철을 맞아서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들을 골랐다. 독서에세이가 세 권, 그리고 여행에세이가 두 권이다. 타이틀북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주인 윤성근의 에세이 <내가 사랑한 첫 문장>(MY, 2015)이다. 서재 이야기를 묶은 <책이 좀 많습니다>(이매진, 2015)에 이어서 이번에 펴낸 건 '세계문학의 명장면'에 관한 수다. 첫 문장을 이야기의 실마리로 삼았다. 내가 적은 추천사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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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모든 걸 좌우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소설의 성패도 첫 문장에 달려 있다고 믿을 만하다. '첫 문장 증후군' 환자인 윤성근은 자신의 믿음을 입증하는 사례들을 모아 한권의 책을 꾸몄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까지 저자의 종횡무진 독서 편력과 즐거운 책 수다가 한껏 어우러졌다.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독자라면 저자의 길 안내와 함께 첫 문장의 매력 속으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굴 속으로 들어가듯이, 기꺼이 뛰어들어도 좋겠다.
명작으로 들어가는 좋은 입구가 돼줄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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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책은 또 다른 헌책방 주인 조경국의 <소소책방 책방일지>(소소책방, 2015)다. '동네 작은 헌책방 책방지기의 책과 책방을 위한 송가'가 부제. "소소책방은 경남 진주에 있는 작은 동네 헌책방이다. 2013년 11월 11일 문을 열었고 현재까지 가능하면 옛 헌책방에 가깝게 운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책은 책방지기가 써 온 일지를 묶은 것이다." '책방일지'라는 형식이 특이한데, 일년에 두 번씩 묶을 예정이므로 일종의 '잡지'이기도 하다.
세번째 책은 작가 김형경의 '독서 성장 에세이' <소중한 경험>(사람풍경, 2015). " 저자가 첫 심리 에세이 <사람 풍경>을 출간한 이후 10년 동안 독자들과 나눈 대화와 소통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쓴 책이다. 첫 장은 스스로 독서 모임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2, 3, 4장은 독서 모임에서 후배 여성들에게 받은 질문에 답한 내용들을 수록하고 있다. 마지막 장은 독서 모임에서 읽은 도서 목록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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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 책은 정혜윤 PD의 여행산문집 <스페인 야간비행>(북노마드, 2015)이다. 여행산문집으론 <여행, 혹은 여행처럼>(난다, 2011)의 후속편. " 여행과 여행 사진, 여행의 단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정혜윤 작가는 단 한 장의 여행 사진 없이, 스페인 여러 도시와 포르투갈 리스본 그리고 필리핀 보홀의 가장 선명한 이미지를 그려낸다. 수많은 '독서 경험', 소중한 가르침을 안겨준 '책'을 통해 시작된 <스페인 야간비행>의 여행은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여행지의 정경과 분위기를 환기한다." 여행 사진 없는 여행산문집이 어떤 것인지 시범을 보여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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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마지막 책은 미국 작가 아서 스탠리 리그스의 <시칠리아 풍경>(산지니, 2015)이다. '시칠리아의 풍습, 건축, 언어, 역사, 사람들을 만나다'가 부제. 1912년에 나온 일종의 풍속지. '작가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 가운데 <모파상의 시칠리아>(그린비, 2010)와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