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으로 어떤 책들을 골라야 하나 고심하다가 내주만 지나면 휴가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그래봐야 6일간 강의 일정이 없다는 것뿐이지만). 정작 휴가 때라고 해서 마음놓고 책을 읽을 시간이 날지 모르겠지만, 대개 이번주와 다음주가 휴가 기간이므로 '기분'은 내보기로 한다. 지난달에 나온 책이지만 이사카 코타로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웅진지식하우스, 2015)를 타이틀북으로 고른 이유다. 순전히 제목 때문(책의 존재는 지난 주에 알았으니 내겐 '이주의 책'이다).

 

일본에서만 100만 부가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신 치바>로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가 된 이사카 코타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퍼즐식 구성과 치밀한 복선, 그리고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로 전 세계 독자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는 그가 가슴 따뜻한 감동 스토리로 돌아왔다.

어쩌면 나만 모르던 작가인지도 모른다(장르문학쪽이 특히 그렇지만). "하찮은 인생에도 괜찮은 순간이 있지"라는 게 소설의 메시지라니 학생들이 읽어봐도 좋겠다.

 

 

같이 어울릴 만한 두번째 책은 '작가 중의 작가 32인'의 소설 선집 <일은 소설에 맡기고 휴가를 떠나요>(홍시, 2015)다. '일에 관한 소설'이 아이템. 앨리스 먼로, 조이스 캐럴 오츠, 제임스 설터 등이 망라돼 있다. 안 그래도 휴가 때 읽을 책으로 설터의 <스포츠와 여가>(마음산책, 2015)를 빼놓은 터인데, <휴가를 떠나요>도 같이 손에 듬직하다. 32편을 다 읽는 것도 '일'일 것 같다는 느낌은 들지만.

 

 

세번째 책은 올해 대학소설상 수상작 <최선의 삶>(문학동네, 2015)이다('대학소설상'이라는 게 따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사라진 '대학가요제' 같은 걸로 생각하면 되겠다). 나로선 다음 학기부터는 대학 강의를 하지 않게 돼 '만감'도 가져볼 수 있겠다. 더불어 봄에 나온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과 같이 읽으면 최근 침체한 느낌을 주는 한국문학의 장래에 대해서 그래도 점쳐볼 수 있겠다. 

 

 

네번째 책은 올여름 상상의 휴가지로 정한 스위스에 관한 책이다. 노시내의 <스위스 방명록>(마티, 2015). 니체와 바그너, 그리고 헤세의 행적을 쫓는 여정이기도 하다.

전작 <빈을 소개합니다>에서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방인과 현지인 모두가 놓쳐버린 ‘오늘’의 빈을 소개한 저자 노시내는 사람들이 스위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 안에 이미지만 가득하고 ‘사람’이 빠져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려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스위스가 일종의 ‘통로’나 ‘유명인의 묘지’로 여겨진다면서, 사람들의 행적을 좇는 여정에 오른다. 스위스 곳곳에서 그들의 흔적을 마주할 때마다 자리에 멈추어 서서 한사람씩 호명해낸다. 미국에서 8년, 일본에서 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4년, 그리고 지금은 스위스 베른에 옮겨가 2년째 머물고 있는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끝으로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인문서로는 에르트무트 비치슬라의 듀오그라피 <벤야민과 브레히트>(문학동네, 2015)다. "20세기 가장 중요한 비평가로 손꼽히는 발터 벤야민과 가장 위대한 독일 극작가로 불리는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1920년대 말부터 1930년대 말까지 깊이 교류한 역사의 윤곽을 세세히 드러낸 평전이자, 그 영향 관계의 결실인 두 사람의 저술과 잡지 기획 등을 중층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 정도 규모로 다룬 책은 독일에서도 처음 나온 것이라 한다. 영어본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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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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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소설에 맡기고 휴가를 떠나요- 작가 중의 작가 32인의 ‘일에 관한 소설’
앨리스 먼로.조이스 캐럴 오츠.제임스 설터 외 지음, 강경이 외 옮김 / 홍시 / 2015년 7월
19,000원 → 17,100원(10%할인) / 마일리지 9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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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선의 삶-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임솔아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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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위스 방명록- 니체, 헤세, 바그너, 그리고...
노시내 지음 / 마티 / 2015년 6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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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과 브레히트- 예술과 정치의 실험실
에르트무트 비치슬라 지음, 윤미애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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