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전에 대한 가이드북의 하나로 제임스 가비의 <위대한 철학책>(바이북스, 2015)이 출간됐다. 찾아보니 <위대한 철학책>(지식나이테, 2009)이라고 나왔던 책의 재간본이다. 원제는 <20권의 위대한 철학책>이다. 저자는 제레미 스탠그룸과 <서양철학 산책>(시그마북스, 2015)을 공저하기도 했다.

 

 

이런 종류의 책이 나오면 아무래도 목록에 관심을 두게 되는데, 영국인 저자라는 걸 염두에 두고 20권의 목록을 살펴본다.

1. 플라톤의 <국가>
2.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3.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4. 데카르트의 <제1철학에 관한 성찰>
5. 홉스의 <리바이어던>
6. 로크의 <인간오성론>
7. 버클리의 <인간 지식의 원리론>
8. 흄의 <인간 오성의 탐구>
9. 루소의 <사회계약론>
10.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11. 헤겔의 <정신현상학>

12.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13.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14. 밀의 <공리주의>
15.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6. 포퍼의 <탐구의 논리>
17. 에어의 <언어, 진리, 논리>
18.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19. 보부아르의 <제2의 성>
20.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

스무 명 가운데 영국철학자는 홉스와 로크, 버클리, 밀, 그리고 에이어('에어'라고 표기됐지만)까지 5명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포퍼까지 포함하면 6명. 칸트부터 니체까지 5명이 포진한 독일철학과 대등한 수준이다(역시나 오스트리아 출신이면서 영국에서 활동했지만 책은 독어로 쓴 비트겐슈타인은 어디에 포함시켜야 하나?).  

 

 

같은 종류의 가이드북으로 떠오른 건 <철학 한입>(열린책들, 2012)의 저자 나이절 워버턴의 <스무 권의 철학>(지와사랑, 2000)이다. 똑같이 20권의 철학 고전을 소개하고 있는데, 3판에서는 27권으로 목록을 확장했다. 원서는 작년에 4판이 나온 걸로 보아 꽤 잘 나가는 책이다. 워버턴이 처음에 고른 20권의 목록을 제임스 가비의 목록과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어떤 '합의' 같은 걸 읽을 수 있을 테니까(공통 목록은 형광펜을 칠했다).

1. 플라톤 <국가>
2.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3. 데카르트 <성찰>

4. 홉스 <리바이어던>
5. 로크 <인간의 지적 능력에 관한 에세이>
6. 로크 <정부에 관한 두 번째 논고>
7. 흄 <인간 오성에 관한 탐구>
8. 흄 <자연종교에 관한 대화>
9. 루소 <사회계약론>
10. 칸트 <순수이성비판>

11. 칸트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
12.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13. 밀 <자유에 관하여>
14. 밀 <공리주의>
15. 키에르케고르 <이것이냐 저것이냐>
16. 마르크스와 엥겔스 <독일 이데올로기> 1부
17. 니체 <도덕의 계보>
18. 에이어 <언어. 진리 그리고 논리>
19. 사르트르 <존재와 무>

20.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워버턴은 로크와 흄, 칸트, 밀의 책을 두 권씩 골랐기에 실제로는 16명의 철학자를 선정한 셈인데, 아퀴나스와 버클리, 헤겔, 포퍼, 보부아르 등 5명을 뺀 대신에 키에르케고르를 집어넣었다. 그럼에도 15명의 철학자, 13권의 책이 공통적이다(제목 번역이 다른 경우도 있다). 그 정도가 영국인들이 보는 위대한 철학책 목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많이 주워섬기는 목록과 비교해봐도 좋겠다...

 

15. 07. 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