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닿을 때마다 눈에 띄는 저자들을 묶어서 다루려고 한다. 잘 눈에 띄지 않는 저자들이기도 한데, <직언>(토네이도, 2012)과 <아하!>(까치, 2015)의 윌리엄 어빈이 일단 그렇다. <아하!>는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이 부제인데, 그에 이끌려서 <직언>까지 입수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나온 책은 <알게 모르게, 모욕감>(마디, 2014).

 

 

<아하!>는 원제 자체가 그렇지만, 뭔가 제목으로는 눈에 잘 안 띄는, 그래서 알게 모르게 나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책들이다(<직언>의 원제는 <좋은 삶으로의 안내>이고 <모욕감>의 원제는 <따귀 한 대>다). 하지만 저자의 약력을 보면서 더 알고 싶어졌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수학과 철학 학사학위를, UCLA에서 철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오하이오 주 데이턴의 라이트주립대학교에서 철학교수로 있다. 대학원 시절과 이후 얼마간은 여느 철학자들처럼 ‘순수 철학’, 즉 학계의 전통적인 주제에 흥미를 보였지만 그 뒤로 철학과 다른 분야의 경계에 놓인, 잡종이라 할 만한 주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평범한 철학 교수의 이력을 갖고 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잡종이라 할 만한 주제'를 건드리면서 '교수'가 아닌 '저자'가 되었다.

 

 

아직 소개되지 않은 책으로는 <욕망에 대하여>가 있다. 이 책도 주문한 상태다.

 

 

'어떻게 나를 사랑할 것인가'란 부제를 가진 <자존감의 여섯 기둥>(교양인, 2015)의 저자 너새니얼 브랜든도 내겐 초면인 저자인데, '자존감' 분야의 개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로 국내에 이미 여러 권의 책이 소개된 터였다. <나를 존중하는 삶>(학지사, 1994)부터 <자존감>(비전과리더십, 2009)까지. <자존감의 여섯 기둥>은 여덟 번째로 번역된 책이지만, 그 사이에 간격이 있어서 생소하게 여겨진 듯.

낮은 자존감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목표를 이룰 수 없을 때, 남의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고 흔들리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 쓰여 전전긍긍할 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을 때, 친구나 직장 상사에게 부당하게 비난받고도 아무 말도 못할 때, 스스로 초라하고 쓸모없게 느껴져 견딜 수 없다. 이런 자신이 불쌍하면서도 밉고 싫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간 느낌에 숨이 막힌다. 미국 심리학자 너새니얼 브랜든은 평생 동안 자존감 중심 심리 치료에 힘쓰고,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을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자존감의 대가” “자존감이라는 개념의 아버지”라고 불렸으며, 자존감의 근원과 작동 원리를 처음으로 명확히 밝힌 학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은 브랜든이 스스로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은 책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무기력하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서 그런지 책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미움받을 용기'와 마찬가지로 '자존감'도 올해의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긴 지난해의 키워드로 '모멸감'이 있었으니 짝이 될 만하다...

 

15. 07. 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