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자의 철학서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나카마사 마사키의 <왜 지금 한나 아렌트를 읽어야 하는가?>(갈라파고스, 2015)와 고쿠분 고이치로의 <고쿠분 고이치로의 들뢰즈 제대로 읽기>(동아시아, 2015)다. 아직은 이름이 생소하지만 둘다 초면의 저자는 아니다.
나카마사 마사키는 <현대 미국사상>(을유문화사, 2012)을 먼저 선보였던 저자다. 한나 아렌트의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인간사랑, 2010)을 일어로 옮긴 걸 보면 아렌트에 정통한 걸로 보인다. 책은 아렌트 입문서로 편하게 읽을 수 있겠다.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사상 가운데 특히 중요한 내용을 현대 사회의 정치사회문제와 연관시켜 소개하는 일반 대중을 위한 한나 아렌트 입문서다. 저자인 나카마사 마사키는 한나 아렌트의 사상을 소개하는 동시에 ‘한나 아렌트라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했을까?’를 상상하여 아렌트의 대변자로서 발언하고자 한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지난해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한권의책, 2014)로 처음 소개된 저자다. 1974년생으로 프랑스 현대사상이 전공분야다. 저자는 풍문이 아닌 실제 독서를 통해서 들뢰즈와 만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가이드북을 자처하는 책.
현대 철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철학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들뢰즈. 그러나 ‘들뢰즈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들뢰즈를 제대로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들뢰즈의 저작은 전 세계적으로 독자를 확보하고 있고 연구도 왕성히 행해지고 있지만, 그것이 들뢰즈의 저작이 읽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오히려 사태는 정반대이다. 20세기의 철학이 남긴 위대한 유산 중 하나는, 읽는 것은 복잡하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왕성히 거론되고 있는 저작은 오히려 잊혀버리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이 목표로 하는 것은 질 들뢰즈라는 철학자의 저작을 읽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일본 저자의 들뢰즈 책으론 우노 구니이치의 <들뢰즈, 유동의 철학>(그린비, 2008)이 가장 좋은 책이었다. 1948년으로 들뢰즈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제자다. 고쿠분 고이치로와는 한 세대 차이가 나는데, 그 차이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15. 07.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