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주체와 여성 주체의 주요 문제는, 그들이 자신들의 파트너가 그들에게서 보는 것과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라캉이 성차화(sexuation) 공식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대타자가 사실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에 끌린다. 글너데 남성은 여성에게서 숭고한 대상을 찾고 여성은 남성에게서 상징적 권력을 찾는다. -159쪽
정신분석에서는 상징적 권력과 남근을 관련짓는다. 하지만 남성 쪽에 있는 남근은 남성에게는 결코 행복을 주지 못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여서이 바로 이 남근과 관련을 맺는다 하더라도 남성은 그것을 전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은 끊임없이 자신의 상징적 기능을 떠맡으려 애쓰는데, 그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게서 보는 것이 그 상직적 기능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성의 이런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하는데 그 시도가 불안과 억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160쪽
라캉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에 욕망의 구조와 관련된 근원적인 불만족은 거세 이전의 것이다.(...) 그러니까 거세는 여성에게 부차적인 것이다. 따라서 "여성에게 그것은 애초에 자신에게 없는 것, 자신의 욕망의 대상이 될 그런 것인 반면, 남성에게 그것은 처음부터 자신이 아닌 것이고, 바로 자신이 실패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여성은 남성이 자신에게서 보는 대상을 자신이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염려하고, 그래서 자신 안에 있는 자신 이상의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또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여성은 끊임없이 대타자의 욕망을 묻는다. -162쪽
요컨대 남성은 자신의 상징적 역할을 맡을 수 없어 외상을 입고 여성은 대타자의 욕망의 대상을 소유할 수 없어 외상을 입는다. 이는 왜 일부 남성들이 삶을 계획된 그대로 꾸려가는 일에 그토록 몰두하고,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여성과의 마주침을 몹시 두려워하는지 알려 준다. 남성은 스스로 부과한 규칙을 고수함으로써, 상징적 질서가 온전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남근적 권력을 부여했으리라는 확신을 적어도 일시적으로나마 갖게 된다. 하지만 욕망의 대상에 가까이 가게 되면 이 환상이 붕괴되어 그 남성은 발가벗겨지고 그의 본질적 불능과 무력이 노출되는 것이다.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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