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학에서 인류학과 정치학을 강의하는 제임스 C. 스콧 교수의 책이 한 권 더 번역되어 나왔다. <조미아,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삼천리, 2015)이고, '동남아시아 산악지대 아나키즘의 역사'의 부제다. <국가처럼 보기>(에코리브르, 2010) 때문에 알게 된 저자인데, 작년에 나온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트다>(여름언덕, 2014)에 이어서 이번에 나온 책 덕분에 저자가 아나키즘 연구의 권위자라는 것도 알겠다.

 

정치인류학의 대가 제임스 스콧이 동남아시아 산악지대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수민족과 공동체를 연구한 끝에 내놓은 문제작. 국가 만들기로 대표되는 '문명' 담론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며 오늘날 21세기에도 국가를 이루지 않고 살아가는 이른바 '조미아'의 실체를 보여 준다. 지은이는 조미아를 사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실재하는 아나키즘의 원형으로 바라본다.

 

생소한 지역과 주제를 다룬 책이라 필요하다면 원서도 구입해볼 참이다. 아나키즘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다>도 같이 읽어봐야 할 텐데, 소개는 이렇다.

아나키즘은 흔히 ‘무정부주의’라는 오역으로 세상의 오해를 받아 왔다. 그러나 아나키즘은 근대에 등장한 일부 몽상가들의 주장이 아니라 자연에 내재한 근본 법칙으로 인류사 저변에 도도히 흐르는 거대한 힘이다. 예일대 석학 제임스 스콧 교수의 <우리는 모두 아나키스트다>는 이러한 아나키즘의 힘이 교차로의 신호등에서 교육 현장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아나키스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인간사는 얼마나 다른 얼굴을 하는지 말해준다.

 

말이 나온 김에 아나키즘 입문서를 다시 확인해보면, 하승우의 개념 정리 <아나키즘>(책세상, 2008)과 최근에 나온 다니엘 게랭의 <아나키즘>(여름언덕, 2015)을 참고할 수 있고, 제임스 스콧과 마찬가지로 인류학자의 저작으로는 베네딕트 앤더슨의 <세 깃발 아래에서>(길, 2009)를 챙겨놓음직하다. '아나키즘과 반식민주의적 상상력'이 부제인 책으로 필리핀 민족주의 운동을 사례로 "19세기 후반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아나키즘과의 연관관계 속에서 파헤치는 책"이다...

 

15. 06.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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