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사회학자, 철학자, 물리학자 3인이다. 먼저 독일에서 활동하는 김덕영 교수가 '독일 지성 기행'으로 <사상의 고향을 찾아서>(길, 2015)를 펴냈다. 저서로는 <막스 베버>(길, 2012), <환원근대>(길, 2014)에 이어지는 것이다.

 

이 책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독일을 비롯한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러시아의 5개국 28개 도시를 기행한 내용을 담고 있다. 중세 시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로부터 현대의 프리드리히 니체와 니클라스 루만까지를 다룬 이 책은 어떤 도시가 어떤 사상가를 보듬었으며, 그 사상가가 어떻게 근대와 현대를 주조했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기행한 이른바 ‘사상’ 기행서이다. 따라서 사상가와 그의 사상이 주(主)가 되고 도시는 종(從)이 되는 형식을 갖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도시 기행으로 포장된 ‘사상’ 기행인 것이다.

인물과 사상으로 도시를 읽는 새로운 기행문으로 읽을 수 있겠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사상을 적극적으로 소개해온 김선욱 교수도 '한나 아렌트의 공화주의'를 주제로 한 <아모르 문디에서 레스 푸블리카로>(아포리아, 2015)를 펴냈다.  

저자의 <정치와 진리>와 <한나 아렌트 정치판단이론>에 뒤이은 세 번째 아렌트 연구서이다. 정치평론을 사상의 차원으로 발전시킨 <전체주의의 기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혁명론>, <공화국의 위기>를 중심으로 아렌트의 공화주의적 사유의 족적을 살펴본다. 세계에 대한 사랑(아모르 문디)에서 시작하여 그 사랑을 구체적 현실(레스 부블리카)로 만들어 가는 아렌트의 공화주의적 사유의 요소들을 살펴보는 일은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반성적으로 사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 학자들의 아렌트 연구서가 여럿 나와있는 상황이지만 적당한 난이도와 분량의 입문서로서 유익할 듯싶다.  

 

 

교양 물리학 분야의 책들을 활발하게 저술하고 있는 이종필 교수도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넘어'를 부제로 한 <신의 입자를 찾아서>(마티, 2015)를 다시 출간했다. 2008년에 같은 제목으로 나왔던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화두로 다루는 건 LHC(대형강입자가속기).

2015년 4월, 세상의 이목은 다시 한 번 제네바로 쏠렸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대형강입자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LHC)가 성능 향상을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갔다고 공식 발표했다. LHC 재가동에 전 세계가 흥분하는 이유는 단 하나.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으로 평가받는 입자물리학 표준 모형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었던 힉스 입자를 지난 2012년 LHC가 증명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LHC가 거둔 성과는 무려 2,600년 전부터 인간이 세상에 던져온 질문의 결정판이었다는 점을 차근차근 설명해나간다.

 

같은 주제를 다루는 이강영 교수의 책들과 같이 읽어봐도 좋겠다...

 

15. 06.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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