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작가였지만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된 세 작가의 책을 한데 묶는다. 수전 손택의 인터뷰집과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생애를 다룬 그래픽노블, 그리고 며칠 전 세상을 떠난 귄터 그라스의 자서전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출간되어서다.

 

 

2004년 세상을 떠난 손택의 주요 에세이와 소설은 모두 번역되었기에 남은 건 말 그대로 '서플먼트'다. 일기와 노트를 담은 <다시 태어나다>(이후, 2013)와 인터뷰를 모은 <수전 손택의 말>(마음산책, 2015)이 모두 거기에 속한다. 일기와 노트 속편이 더 나와야 하고 인터뷰도 아마 더 있을 것이다. <수전 손택의 말>은 롤링스톤 인터뷰를 수록한 것인데, 파리리뷰와의 인터뷰는 <작가란 무엇인가3>(다른, 2015)에 포함돼 있다.

 

 

더 기대할 수 있는 건 다니엘 슈라이버가 쓴 평전 <수전 손택>(2014)와 <수전 손택의 영화론>(2014) 정도? 추세로 봐서는 이 책들도 소개되지 않을까 한다. 놀랄 만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고정 독자층이 있는 듯싶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난 마르케스 관련서는 의외로 드물었는데, 이번에 나온 <GABO 마르케스>(푸른지식, 2015)가 처음이지 싶다. '가보'는 마르케스의 애칭. "마르케스의 생애를 <백년 동안의 고독>을 중심으로 풀어낸 그래픽 평전으로, 네 명의 젊은 콜롬비아 작가들이 살아 있던 그를 위해 쓴 마지막 오마주"라고 소개된다. 마르케스의 경우도 파리리뷰 인터뷰는 <작가란 무엇인가>(다른, 2014)에 수록돼 있고, 젊은 시절까지 다룬 자서전은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민음사, 2007)로 번역돼 있다. 마르케스가 기획한 전체의 1/3 가량으로 안다. 건강이 악화돼 2,3권을 집필하지 못했고 결국은 유명을 달리 했는데, 이를 대신할 만한 평전이 소개되면 좋겠다.

 

 

마르케스의 작품들은 더 소개될 여지가 많은데, 첫 작품집 <낙옆>(1955)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고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1961)과 대표 장편 <족장의 가을>(1975)은 절판된 지 오래다.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나오길 기대한다.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난주에 세상을 떠난 귄터 그라스의 책은 마치 준비해놓았다는 듯이 출간이 예고되었다. 자서전 <양파 껍질을 벗기며>(민음사, 2015)와 실험적 자전소설 <암실 이야기>(민음사, 2015)다.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강의에서 <양철북>을 다뤘고, 올해도 강의가 예정돼 있는데 때맞춰 기대했던 자서전을 읽어볼 수 있게 돼 반갑다(영어본은 구해둔 터이다). 그라스도 파리리뷰 인터뷰는 <작가란 무엇인가2>(다른, 2015)에서 읽을 수 있다.

 

 

다작의 작가인 그라스의 작품도 많이 번역돼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읽고 싶은 건 <양철북>(1959)와 함께 '단치히 3부작'으로 불리는 <고양이와 쥐>(1963), <개들의 시절>(1963)이다. 대표작은 물론 <양철북>이지만 그의 전체적인 구상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서다. 영어본이라도 일단은 구해봐야겠다...

 

15. 0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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