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역사학자 서중석과 소설가 현기영, 그리고 영국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를 골랐다.
먼저, 현대사 연구의 권위자인 서중석 교수의 이름을 걸고 나온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오월의봄, 2015). 프레시안에 연재될 때 몇 번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단행본 시리즈로 나왔다. 1,2권이 먼저 나왔는데, 1권은 해방과 분단을 다루고 2권은 한국전쟁과 민간인 학살을 다룬다. 예고된 바로는 3권에서 4월 혁명을, 그리고 4권에서는 5.16 쿠데타를 다룬다. 오늘의 역사까지 다 포괄하려면 최소한 서너 권은 더 보태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체적인 개요에 관해서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웅진지식하우스, 2013)를 참고하고 각론으로 들어가 주요한 쟁점들에 대해서는 이 <현대사 이야기>를 읽어보면 좋겠다.
<순이 삼촌>의 작가 현기영의 '중단편 전집'도 세 권으로 갈무리돼 나왔다. <순이 삼촌><아스팔트><마지막 테우리>(창비, 2015)다. "비록 과작이기는 하나 빼어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 현기영 소설의 정수를 일목요연하게 맛볼 수 있는 이 전집은 작가의 등단 4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그의 작품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다.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녹아든 명편들은 여전히 변함없는 감동을 자아내며 작가의 강직하고 사려깊은 문학적 삶은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는 소개다. 현대 문학사의 중요한 성취를 보여주는 작가들의 선집/전집은 그 성취를 음미하고 재평가하는 좋은 계기가 될 듯싶다. 이런 전집이 더 나오면 좋겠다는 뜻이다(최근에 나온 박완서 산문전집도 떠오르는군).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도 이번에 두 권이 더해졌다. <인생의 양식>과 <두번째 봄>(포레, 2015)인데, 첫 권은 <봄에 나는 없었다>(포레, 2014)였다. 이 시리즈는 애거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출간한 장편소설 여섯 권을 모은 시리즈니까(저자의 의도를 고러햐면 '메리 웨스트매콧 컬렉션'이어도 무방했겠다) 이제 한 권 남은 셈(<짐>이란 작품이 남았다). <인생의 양식>(1930)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애거사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쓴 이 소설은 버넌 데어라는 음악가와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아이러니한 심리를 통찰하면서 역설적으로 인간의 위대함, 예술과 사랑의 가치를 그린 작품이다." 원서의 표지들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어판의 표지는 꽤 세련됐다. 그 자체로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15. 0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