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가 끝나고 귀가하는 길에, 몇 권의 고전을 반복해서 읽을 것인지, 아니면 많은 책을 읽을 것인지, 잠시 고민해봤는데, 결론은 전자가 더 낫겠다 싶지만, 현실은 후자 쪽이라는 것이다. 서평을 일거리로 삼는 이상은 적은 책에 대한 깊이 있는 독서보다는 많은 책에 대한 얕은 독서가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매번 집중독서 계획을 세우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만다). 지난주에 나온 책을 다 소화하기도 전에, 이번 주에 새로 나온 책들에 눈길이 가는 것이 서평가의 일상이고 현실이다. 화창한 봄기운을 받아서인지 이번주에 유난히 많은 책이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당장 월요일부터 눈에 띄는 책이 많다. 그 가운데, 마사 너스바움의 <혐오와 수치심>(민음사, 2015)의 출간을 계기로 '너스바움' 읽기 리스트를 만들어놓는다('너스봄'으로 처음 소개돼, '누스바움'으로 통용되다가 급기야는 '너스바움'으로까지 표기되었다. 사실 발음은 유동적이라 표기가 일관성 있게 하나로 통일되는 게 좋은 데 그렇게 되지 않은 건 유감이다). 그간에 소개된 가운데 가장 묵직한 책으로 너스바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라고 해도 좋겠다. 부제는 '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