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단계 거치며 검색하던 중에 발견한 책은 요스타 에스핑-안데르센의 <끝나지 않은 혁명>(나눔의집, 2014)다. '성 역할의 혁명, 고령화에 대응하는 복지국가의 도전'이 부제.

 

 

"복지국가 비교연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복지자본주의의 세 가지 세계>의 저자 에스핑-안데르센의 최근 저작이다. 변화하는 여성의 역할과 양성 평등에 대한 요구, 인구고령화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에 대한 대응은 현재, 그리고 미래 복지국가의 가장 중요한 도전이며 화두이다. 이 책은 이러한 화두를 풍부한 이론적ㆍ실증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리하고 있다"는 소개다.

 

복지 문제가 증세와 함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터여서 뒤늦게 눈길을 주게 되는데, 덴마크 출신인 저자의 대표작 <복지자본주의의 세 가지 세계>(일신사, 2006)는 이미 번역돼 있다. 제목은 본 듯하지만 표지가 낯설어서 이 절판된 책을 중고본으로 주문하려다 번역본이 하나 더 있다는 걸 알았다. 다만 저자명이 'G. 에스핑앤더슨'이라고 돼 있어서 같이 검색되지 않았던 것인데, 같은 제목으로 나온 <복지자본주의의 세 가지 세계>(성균관대출판부, 2007)가 그것이다. 이 책은 아직 절판되지 않았고 심지어 몇 년 전에 내가 구입한 책이다. 역자가 다르긴 하지만, 다시 구입할 필요까지 없었던 것. 저자명 표기가 다르게 돼 있는 바람에 겪은 사소한 해프닝이다.

 

 

그런 해프닝과는 별도로 아무튼 복지와 복지국가가 이슈가 된 김에 복지국가론의 고전적 저작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절판됐지만 저자의 다른 책 <탈공업경제의 사회적 토대>도 <복지체제의 위기와 대응>(성균관대출판부, 2007)이란 제목으로 같이 번역됐었다. 그리고 '고스타 에스핑앤더슨'이란 저자명으로는 <변화하는 복지국가>(인간과복지, 1999)와 <21세기 새로운 복지국가>(나남, 2006)이 더 번역됐다. 둘다 절판된 듯한데, 비록 절판된 책이 많지만 이 정도면 사회복지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저자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알라딘에서는 '세 명'으로 처리되어 있는 셈이지만).

 

 

그밖에 복지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국내 학자들의 책들도 몇 권 나와 있다. 안재흥의 <복지자본주의 정치경제의 형성과 재편>(후마니타스, 2013)이 대표적이다.  

 

 

복지국가의 구체적인 실현 전략에 대해서는 오건호의 <나도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다>(레디앙, 2012) 등을 참조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복지국가의 모색에 앞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 박근혜 정부는 재정 고갈을 이유로 복지공약을 대폭 축소하거나 연속적으로 철회하고 있는데, 사실 그에 앞서 <MB의 비용>(알마, 2015) 문제를 먼저 처리/정산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사회는 MB정부에 물어야 할 것이 많다. 약속과는 달리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진즉에 파탄 난 공약임이 증명되었다. 그보다는 그가 터무니없이 탕진한 국민세금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공공의 곳간을 눈먼 돈 취급해 내다버리다시피 한 사례가 한둘이 아닌 것이다. 이 책은 그 탕진과 실정의 기록을 정교한 수치로 분석해낸다. 16인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MB정부가 발생시킨 문제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그 피해 금액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기업 실무 현장 출신 학자, 조세재정 전문가, 전 통일부 장관, 토목공학과 교수, 방송사 PD, 시민운동 활동가, 변호사, 과학자, 경영학자, 경제학자 등이 지혜와 통찰을 짜내 MB의 기만을 낱낱이 밝힌다.

생각해보면 '복지국가의 도전'은 다른 게 아니라, 이 비용, 이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누군가의 '대통령의 시간'은 재정파탄과 국민기만, 대국민 사기극의 시간이었으니까...

 

15.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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