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분야의 책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묵직한 대작들이다. 먼저 GPE(지구정치경제학) 총서의 하나로 나온 허먼 슈워츠의 <국가 대 시장>(책세상, 2015). 부제가 '지구경제의 출현'이다.
알라딘에는 아직 책소개가 뜨지 않는데, 저자는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경제사와 지리경제학의 통합 접근을 통해 국가와 시장력의 형성 및 상호 관계를 연구해왔다"고. "주요 저서로 2008년 금융위기를 미국 헤게모니의 성쇠와 관련해 분석한 <서브프라임 국가: 미국의 권력, 지구 자본과 주택 거품>, 주변부 외채 위기에 대한 분석인 <빚의 왕국에서: 종속적 발전에 대한 역사적 조망> 등이 있다." <국가 대 시장>은 원저가 3판까지 나온 걸로 보아 이 분야의 책 가운데 표준적인 저작으로 인정받는 듯하다. 번역본 분량이 710쪽에 이르고 있어서 거의 일주일 독서 거리가 아닌가 싶다.
GPE총서는 연간 2-3권의 책이 나오는데(작년에 3권이 출간됐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해도 3권은 무난할 듯싶다.
두번째 책은 미국의 고고학자 켄트 플래너리와 조이스 마커스, 두 명이 쓴 <불평등의 창조>(미지북스, 2015)다. '인류는 왜 평등 사회에서 왕국, 노예제, 제국으로 나아갔는가'가 부제이고 무려 1000쪽이 넘는 대작. 경제학자나 사회학자가 아닌 고고인류학자들의 저작이란 점에서 눈길을 끄는데, 두 저자는 중앙/라틴 아메리카 고대문명이 전문 분야다. 아메리카 대륙의 고고학 자료들을 주로 참고할 듯싶다. 물론 이런 인류학적 접근이라면 대번에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떠올리게 되는데, 어떤 견해 차이를 보여줄지 궁금하다.
아울러 현대적 접근으로는 알랭 떼스타의 <불평등의 기원>(학연문화사, 2006)과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거기에 오늘의 시각을 대표하는 책으로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열린책들, 2013)와 토마 피케티의 <불평등 경제>(마로니에북스, 2014)도 나란히 읽어봄직하다. 더불어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선 고세훈 고려대 교수의 강연 '평등과 복지'도 참고할 만하다(http://openlectures.naver.com/contents?contentsId=48493&rid=252). 기본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강연이다...
15. 0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