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자매지 '마니에르 드 부아(Maniere de voir)'의 한국어판이 나왔다('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자매지이니 '르몽드'와 '마니에르 드 부아'는 자매의 자매가 되는 건가?).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4). 프랑스어판은 격월간이지만, 한국어판 무크지 형식으로 나오는 듯한데, 소개를 보니 <마니에르 드 부아> 124호의 <집권좌파의 역사>를 기본 텍스트로 삼아서 "이 주제와 관련한 한국 학자들의 글을 추가해 문맥의 상관성을 담아냈다." 외국 필진 27명과 국내 필진 6명의 글 34편을 수록.

 

 

단행본으로 나온 <르몽드 인문학>(휴먼큐브, 2014)까지 염두에 두면, '르몽드 담론'이 꽤 다양한 형태로 가지를 뻗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기획한 <르몽드 세계사>(휴머니스트)와 <르몽드 20세기사>(휴머니스트, 2014) 등도 그런 '가지'에 포함시킨다면, 착근에는 성공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번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의 핵심 내용인 '집권좌파의 역사'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성일권 발행인의 요약을 참고한다.

이 책의 1부 ‘거대한 희망을 품었다’에서는 세계 진보정치사에 굵직한 족적을 파리코뮌을 비롯, 전후 서구 최초의 좌파정권을 수립한 프랑스사회당의 국제주의, 아프리카, 중남미, 미국 진보정치의 투쟁과 희망을 조망한다. 2부 ‘다양한 얼굴의 좌파주의’에서는 북유럽의 예외적인 사회모델을 비롯해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 프랑스 코뮌들의 직접민주주의 시도 그리고 베네수엘라, 서유럽의 에콰도로,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의 선구적 진보정치 실험을 소개한다. 3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는 진보정치의 좌절을 보여주는데, 프랑스 좌파정권의 궤도이탈, 스페인 사회당과 영국 노동당의 탈선, 그리스와 이탈리아 좌파정치의 실종, 그리고 진보좌파정치의 시련과 좌절을 진단한다. 4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꿈꾼다’에서는 기본소득제 도입의 현실성과 미국 진보정치의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진보적 정치 공동체의 등장, 폴라니 사상의 재발견 등을 조망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정치체제에 포획된 한국 진보정치의 갈림길과 새로운 탐색을 제시한다.

마지막 5부 '갈림길에 선 한국 좌파의 선택'은 국내 필자들이 글로 구성돼 있는데, 제목과 필자는 아래와 같다.

· 우리가 진실로 진보정치를 원한다면 _ 박동천
· NL-PD에서 진보당 내홍까지 _ 김윤철
· 진보적? 그들 역시 자유주의자! _ 정승일
· 나는 독일에서 무엇을 보았나 _ 손학규
· 왜 한국형 사민주의 운동이 필요한가 _ 최재한
· 평등주의, 대한민국(사)관의 재정립을 제언한다 _ 주대환

아무려나 여러 가지 반성과 성찰, 그리고 전망과 구상의 계기를 제공해주는 책이기에 연말에 나오긴 했지만 연초에 읽기에 좋을 듯싶다.

 

 

 

프랑스판 '마니에르 드 부아'(매번 옮겨적기 불편한데 관련기사를 보니 '사유하는 방식'이라고 번역한다)와 마찬가지로 격월간으로 출간되는 진보저널에는 <말과 활>이 있다. 재작년 여름에 창간호가 나오고, 지난 가을에 6호가 나왔으니 곧 7호가 나올 차례다. 이 또한 첨언하자면, '좌파가 읽어야 할 것들' 가운데 하나로 꼽아야겠다...

 

15. 01.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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