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첫 '이주의 발견'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알에이치코리아, 2015)다. 작가는 1922년생으로 1994년에 세상을 떠났고 원작은 1965년에 출간됐으니 사람으로 치면 이번에 만으로 쉰'이 됐다. 내막에 대한 소개가 이렇다.

 

내셔널 북 어워드(NBA) 수상작가 존 윌리엄스의 장편소설. 2013년 영국 최대의 체인 서점인 '워터스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도서이다. 1965년 미국에서 발표된 후, 오랜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잊힌 <스토너>는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출판계와 평론가,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50년의 시차를 가볍게 뛰어넘어, 작가 존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지 20년 만에 비로소 제대로 된 세상의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뒤늦게 한국에도 소개된다는 얘기다. 제목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주인공 이름이다. 윌리엄 스토너. 농부의 아들로 대학에 진학했다가 소위 셰익스피어에 '꽂혀서' 영문학 교수까지 된 인물이다. 소설가 줄리언 반스는 이렇게 평했다.

<스토너>는 좋은 작품이다. 주제가 탄탄하고 무게가 있으며, 읽고 난 뒤에도 마음속에 계속 남는다. 50년 만에 이 소설이 부활한 이유를 독자 여러분이 직접 찾아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의 충고에 따르기 위해 일단 관심도서로 분류했다. 그리고 떠올리게 된 책이 로라 베이츠의 <감옥에서 만난 자유, 셰익스피어>(덴스토리, 2014)다. '독방에 갇힌 무기수와 영문학 교수의 10년간의 셰익스피어 수업'이 부제. 소설이 아니라 실화다.

 

이 책은 독방에 갇힌 한 무기수와 그에게 셰익스피어를 이야기해온 한 교수의 10년간의 실제 기록이다. 이제 겨우 30대에 들어선 래리는 10대에 살인죄로 기소되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고 10년 가까이 독방에 홀로 갇혀 지내왔다. 학력이라고는 초등학교 5학년 중퇴가 전부인 그는, 저자인 로라 베이츠를 만날 때까지만 해도 셰익스피어가 누군지조차 모르는 상태였으며, 깊은 절망에 빠져 죽음의 환영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를 만나면서 그는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인식하고, '진정한 자유'를 깨닫는다. 그는 10여 년 만에 독방에서 풀려나고, 같은 처지의 재소자들을 위한 셰익스피어 프로그램 워크북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AP, NPR, MSNBC, 디스커버리 채널 등 미국 국내외 유수 언론들의 주목을 받는다. 래리는 로라 베이츠 박사에게 고백한다. "셰익스피어는 제 삶을 구원했습니다"라고.

데이비드 실즈의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책세상, 2014)의 추가적인 사례라고 할까. 하긴 책의 원제 자체가 <셰익스피어가 내 인생을 구했다>로군. 아무튼 허구의 인물 스토너나 실제 인물 래리나, 셰익스피어와의 만남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같이 묶었다...

 

15.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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