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출간예정으로 돼 있는 <걸작에 관하여>(미디어윌, 2015)는 <왜 책을 읽는가>(이루, 2013)로 국내 처음 소개된 프랑스의 저술가(작가이면서 편집자이기도 하다)샤를 단치의 신작이다. 원저는 2013년에 나왔다. 아마도 <왜 책을 읽는가>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기획된 책인 듯하다.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이 부제. 240쪽이니까 <왜 책을 읽는가>보다도 얇은 분량의 에세이다.
아직 별다른 책소개도 뜨지 않았지만 나 같은 독자는 제목만으로도 구미가 당긴다. 데이비드 실즈의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책세상, 2014)와 함께 연초 독서거리로 미리 찜해놓은 상태다(실즈의 책은 원서도 구해놓았다).
저자의 '걸작론'을 참고해서 나대로의 걸작 리스트를 만들고 그에 대한 촌평을 붙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력을 보면 단치가 꼽을 만한 걸작 가운데 첫 손가락에 들 만한 것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이다. 현재 두 종의 번역판이 나와 있고, 두 종이 진행중인 상태인데, 내년에는 (전7권 가운데) 절반 가량은 나오지 않을까 한다(민음사판과 펭귄클래식판 모두 2권까지 나왔다).
독일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정확하게는 '독일어 문학'),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북인더갭, 2013)가 마저 출간돼야 한다. 작년에 첫 두 권이 나왔는데, 분량상 절반 정도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영어본은 두 권으로 돼 있는데, 엊그제 생각이 나서 2권도 마저 주문했다(1권은 작년에 구입했더랬다).
<특성 없는 남자>도 이사하면서 행방이 묘연해졌지만, 조만간 수색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소위 유럽 모더니즘 소설의 걸작들을 강의해보는 게 나의 바램 가운데 하나다. 아마도 내후년 정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기다리는 책이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올 조이스의 <율리시스>다.
<율리시스>도 생각의나무판이 절판되면서(김종건 교수판이었는데 범우사판과 달리 제목은 <율리시스>라 붙었다) 범우사판 <율리시즈>와 동서문화사판 <율리시스>가 현재 나와 있는 상태. 범우사판이 읽을 만한 번역본이긴 하지만, 독자들이 선호하는 판형이 아니다. 새로운 장정과 편집으로라도 다시 나와주었으면 싶다. 아무려나 '걸작'이란 말에서 몇 작품을 떠올려보았다. 새 번역본으로는 아직 우리 앞에 전모를 드러내지 않았기에 '미래의 걸작'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들을 기다린다...
14. 1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