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홍상수의 영화 <생활의 발견>(2002) 덕분에 다시 상기된 문구이지만 나 같은 세대에게는 임어당(린위탕)의 수필집 제목으로 더 친숙하다. 몇년전에 다시 생각이 나 <생활의 발견>(범우사, 1999)을 다시 구입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나 대학 초년생 시절에 읽었던 듯한데, 그때 읽은 것도 범우사판이 아니었나 싶다. 다시 찾으니 문예출판사판도 있어서 구해볼까 싶다.

 

 

갑자기 <생활의 발견>에까지 생각이 미친 것은 김진섭의 수필집 <생활인의 철학>이 생각나(우연히 펼쳐본 <슈테판 츠바이크의 에라스무스 평전>(아롬미디어, 2009) 뒷표지에 실린 발행예정도서 가운데 <생활인의 철학>이 들어 있어서다) 찾으려고 했기 때문이다(아마도 독자들에겐 '생활'이란 단어가 들어간 가장 유명한 두 책이 아닐까 한다). 수필의 대명사 격인 저자의 대표작이건만, 아쉽게도 같은 제목의 책은 구할 수 없는 듯하다(e-북으로만 나와 있다). 그래도 그의 수필은 <김진섭 선집>(현대문학, 2011), <인생예찬>(문지사, 2006), <백설부>(기파랑, 2012) 등의 판본으로 읽어볼 수 있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을 참고하니 김진섭은 1903년생으로 1920년 양정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27년에 호세이대학 독문과를 졸업했다. 귀국 이후에 해외문학 소개와 극예술운동에도 관여하다가 1930년대 중반부터는 "예지와 인생의 사색, 철학을 담은 중후한 수필을 본격적으로 창작하였다." 광복 후 첫 수필집 <인생예찬>(1947)을 펴냈고, 이듬해 낸 두번째 수필집이 바로 <생활인의 철학>(1948)이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생 때 문고본 수필집을 꽤 많이 읽었는데, 피천득을 비롯해 이양하, 계용묵, 오상순, 전숙희 등과 함께 김진섭도 읽은 기억이 있다. 30년만에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망각 속에서 다시 되찾게 될 시간들이 궁금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자주 실감하는 독서의 용도다...

 

14.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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