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에 '이주의 발견'을 적는다. 앤드루(앤드류)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1,2>(열린책들, 2015). 통상 주목할 만한 책은 출간일을 연초로 잡는 게 상례라서 이런 대작이 나온 게 의아했는데, 역시나 출간일은 내년 1월 2일로 돼 있다. 실물이 보름 가량 앞당겨 나온 셈(담당 편집자가 연말 연차를 쓰려고 한 것일까?). 저자는 우울증 환자들의 필독서로 돼 있는 <한낮의 우울>(민음사, 2004)의 그 솔로몬이다. 어떤 책인가.
전미도서상 수상작이자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한낮의 우울>의 작가 앤드루 솔로몬이 기념비적인 새 책으로 돌아왔다. 집필에 10년이 걸린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와 다른 아이들>은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수많은 언론으로부터 ‘혁명적’인 책으로 찬사를 받았다. 이 책에서 앤드루 솔로몬은 예외적인 자녀를 키우면서 남다른 깨달음을 얻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300가구가 넘는 가족들을 상대로 4만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솔로몬은 극단적인 도전에 직면한 보통 사람들에게서 감동적인 힘을 발견한다. 그는 예외적인 정체성을 가진 자녀―게이, 청각 장애인, 소인,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신동, 강간으로 잉태된 아이, 범죄자가 된 아이, 트랜스젠더 등―를 둔 가족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도대체 이 녀석은 누굴 닮았을까?'라고 평소 의구심을 갖고 있는 부모라면 필독해볼 만한 책인 것. 원제가 'Far from the Tree'인 것도 이해가 된다. '나무와는 너무도 동떨어진 가지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해하면 될까. 사례가 될 만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 건 아니라서(분류하자면 '신동'도 아니기에),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는 아닌 듯하지만 시야를 좀 넓혀보면 또 전혀 무관하지도 않다. 노벨 생리학상 수상자인 에릭 캔델의 추천사는 이렇다.
인간 행동을 깊이 연구한 솔로몬은 '21세기의 심리학적 권리장전'의 초석이 될 지성사를 썼다. 이 권리장전은 인종과 종교뿐만 아니라 '정체성'에 따른 삶과 자유, 행복 추구에까지 기본권을 확장한다. 그는 우리 사회의 정체성 집단들에 대한 견줄 데 없이 교육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통찰과 연민, 지성으로 가득 찬 경험을 선사한다.
차이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함양하기 위해서라도 일독해봄직하다. 다만 너무 묵직한 분량이어서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부담스러울 듯하다. 아니, 아이들에겐 (혹 있다면) <아이와 다른 부모들>을 권해야 할까...
14.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