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용 책을 따로 구입하거나 읽는 편이 아니지만, 올해는 그렇게 할 만한 책이 생겼다. 빌 오라일리와 마틴 두가드가 공저한 <예수는 왜 죽었는가>(문학동네, 2014). '신화가 아닌 역사'가 부제.

 

 

폭스 뉴스의 시사 토크쇼 '오라일리 팩터'를 진행하는 빌 오라일리에 대해 내가 아는 건 유명 언론인이라는 것과 '꼴보수'라는 것인데, 모르던 사실은 십여 권의 책을 쓴 저자라는 점. 그런데 마틴 두가드와 공저로 쓴 책들은 모두 '죽이기(killing)' 시리즈다. <예수는 왜 죽었는가>도 원제는 <예수 죽이기>이고, 이미 <킬링 링컨><킬링 케네디><킬링 패튼> 등의 베스트셀러를 합작한 바 있다.

 

 

책의 내용도 궁금하지만, 어떻게 써야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살펴보는 것도 독서 포인트(오라일리의 책으론 '오릴리'란 저자명으로 <좋은 미국, 나쁜 미국, 멍청한 미국>(서울문화사, 2001)아 출간됐었다). 소개는 이렇다.

아마존 역사 분야 1위, 60주 연속 베스트셀러. 이미 고정관념처럼 굳어진 종교화된 예수를 그리지 않는다. 저자들은 성서의 기록에 충실하면서도, 예수 당대의 역사를 섬세하게 복원해낸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고대 유대의 현장을 다큐멘터리처럼 생동감 있게 전해주고 있다. 유대 사회의 갈등과 모순만이 아니라, 로마제국의 역사도 함께 그려내 마치 한 편의 거대한 장편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이 책은, 이러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통쾌한 역설이 된다.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두 저자는 예수에 대한 신앙고백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다. 이들은 역사적 사실을 통해 객관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의 헌신과 저항, 그리고 그 이름이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지게 된 경위를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뜨겁게 밝히고 있다. 

 

아마도 '역사적 예수'를 다룬 책으로 분류될 수 있을 듯한데, 이 분야의 책으론 <역사적 예수 논쟁>(새물결플러스, 2014)이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다. 신학자 존 도미닉 크로산의 <역사적 예수>(한국기독교연구소, 2012)와 영화감독 폴 버호벤의 <역사적 예수의 초상>(영림카디널, 2012) 등은 예전에 구입해놓은 책들이지만, 이사를 하면서 행방을 알 수 없게 됐다(크리스마스 전에 한번 찾아봐야겠다).

 

 

국내서로는 <예수는 없다>(현암사, 2001)의 저자 오강남 교수의 <그리스도교 이야기>(현암사, 2013)와 <유대인 이야기>(행성B잎새, 2013)의 저자 홍익희의 <세 종교 이야기>(행성B잎새, 2014)도 참고할 만하다. 그래, 크리스마스용 독서라는 걸 올해는 해보기로 하자...

 

14. 12. 14.

 

 

P.S. 당연한 일이지만 책장을 둘러보니 예수 관련서는 한참 더 꼽을 수 있다. 조철수의 <예수 평전>(김영사, 2010)과 올해 나온 책으로 조반니 파피니의 <예수 이야기>(메디치, 2014), 그리고 레자 아슬란의 <젤롯>(와이즈베리, 2014)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다시 손에 들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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