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동녘, 2013)에 대해 강의하면서 오랜만에 들뢰즈에 대한 관심을 되살리게 됐는데, 마침 주저 <안티 오이디푸스>(민음사, 2014)가 새 번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앙띠 오이디푸스>(민음사, 1994/2000)로 진작에 번역됐었지만 들뢰즈 수용 초창기의 번역인 탓에 오류가 많아 독자들의 불만을 샀었다.

 

 

새 번역본은 제목도 바로 잡고(<앙띠 오이디푸스>는 희한한 조어다. 이걸 제목을 재생산한 책들까지 나오긴 했지만). 들뢰즈 전공자로 <천개의 고원>(새물결, 2001)을 옮긴 김재인 박사가 번역을 맡아서 번역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두 번역서 사이에 나온 역자의 박사학위논문 주제도 들뢰즈이다).

 

 

하여, 들뢰즈와 가타리의 '자본주의와 분열증' 시리즈로 <안티 오이디푸스>와 <천개의 고원>을 연속해서 읽어볼 수 있겠다. 내친 김에 <의미의 논리>(한길사, 1999)도 다시 손에 들어볼 수 있겠다. 참고로, 지젝은 가타리와의 공동작업의 결과인 '자본주의와 분열증' 시리즈를 들뢰즈의 최악의 저작으로 평가절하한다. 대신에 <의미의 논리>는 최고작으로 치켜세운다(<신체 없는 기관>). 그에 대한 동의여부는 독후로 미뤄두고 일단은 '들뢰즈를 읽을 시간'을 빼놓는 게 중요하겠다. 캘린더를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14. 1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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